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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케렌시아 섬으로 간다
2018년 04월 15일(일) 18:44
김영식
남부대학교 교수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보면 석양의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소확행을 실천하고 싶어진다. 소확행은 2018년도 행복의 키워드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행복을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생활의 가까운 곳에서 그리고 사소한 일에서 확실히 찾는 것이다. 내가 자주 찾는 나의 케렌시아 이며 소확행을 느끼게 해주는 곳의 이야기를 해 볼까한다. 바로 “섬으로” 이야기 이다. 갑자기 섬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 배를 타고 갈까?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통키타를 타고 간다.

3년 전 이사 온 내가 사는 동네에는 작은 통키타 카페가 있다. 이사를 오고 나서 동네 구경도 할 겸 우연히 집 주변을 산책 하다가 낯익은 간판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분명 어디에선가 봤던 기억이 있는 간판 이였다. 글씨체나 그 카페의 분위기나 아무튼 주인이 없는 가게를 기웃 거리다가 가게의 전화번호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산책을 계속 했다. 그날은 눈이 내리고 있는 날 이여서 나름 나 혼자 폼을 잡고 동네 호숫가 산책을 했다.

그리고 몇 칠이 지나고 집에서 혼자서 통키타를 꺼내 들고 추억 속에 잠겨 노래 몇 곡을 불렀다. 통키타는 7080 세대에게는 필수적인 악기였고 통키타를 중심으로 어울리고 노래하고 젊음의 노트를 써 나갔었다. 그 시절 대학가 잔디밭에서는 자연스럽게 통키타를 치면서 노래를 했고 비가 내리는 날 외로운 하숙집에서 통키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던 교련복을 입은 그 청년은 이제 5~60대의 중년이 되었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동네 선술집을 찾아 막걸리 한잔에 목을 축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에 그리며 젊음을 노래했던 그런 통키타의 추억이다 .

나도 모르게 나의 발길이 향한 곳은 엊그제 우연히 봤던 그 통키타 카페였다. 누군가와 통키타를 치면서 생맥주 한 잔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나를 그곳으로 향하게 했다. 가게 문을 삐걱이 열고 들어가니 희미한 전등불 밑에서 기타를 치는 낯익은 얼굴 바로 내 친구 였다. 사는 것이 바빠서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낸지 수년 이 흘렀고, 옛날 사직골 통키타 거리 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그 친구가 우리 동네로 이사를 온 것이다. 나는 섬으로 가는데 배를 타지 않았다. 그냥 통키타를 타고 갔다. 추운겨울 사람이 그리워 찾은 그곳에 작은 섬이 있었고, 바로 그 섬을 지키고 있는 섬지기가 바로 ‘윤호’ 라는 친구였다 .

10여 년 전 필자가 담양 시골에 전원생활을 하면서 혼자서 온 밤을 지새며 별을 친구 삼아 마당에 앉아 흐르는 물에 술 띄워 놓고 혼자서 마시던 술을 함께 하자고 전화 했더니 사직공원에서 한 달음에 달려와 동이 틀 때 까지 술잔을 기울이던 그 친구, 나와 함께 키타를 치면서 작은 음악회를 했던 아름다운 기억을 간직한 친구다. 내가 사는 주변에 나의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고 부담 없이 나를 반겨 줄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가 하나만 있어도 우리는 행복하다. 누가 불러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기운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고 함께 인생을 노래 할 때 그곳에 행복이 있지 않을까?

주머니 걱정 하지 않아도 좋은 곳, 내가 좋아 하는 노래 그리고 추억을 선물해 주는 나의 “케렌시아”가 있다면 삶은 그리 외롭지 않을 것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현대인의 트랜드 속에서 나만의 작은 아지트 하나쯤 만들어 놓는 다면 참 좋겠다. 그리 시끄럽지 않고 아무나 무대에 올라 고래고래 술주정 하는 노래를 하지 않고, 주인이 성의껏 노래 불러주는 조용한 나의 아지트가 나에게 행복한 선물을 준다. 당신이 사는 작은 동네 가까운 곳에 당신의 행복한 공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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