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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질해보고 움직인다(懸權而動)
2018년 09월 19일(수) 17:57
이정랑
言論人(中國古典 硏究家)
 손자병법의 군쟁편(軍爭篇)에는 “적의 고을을 침략하여 전리품을 얻으면 여러 군사들에게 나누어주고, 적의 땅을 탈취하여 영토를 확대하면 이익을 분배하며, 우열을 저울질하여 행동한다. 돌아가거나 바로 가는 우직(迂直)의 계략을 먼저 아는 자가 승리한다. 이것이 전투의 방법이다”는 대목이 있다.

 ‘저울질하여 행동한다’는 뜻의 ‘현권이동’에서 ‘현(懸)’자는 ‘매단다.’는 뜻이고, ‘권(權)’는 저울추를 가리킨다. 글자만 가지고 뜻을 풀어보면, 물건을 저울질할 때 먼저 저울추를 저울대에 매단 다음 물건의 무게에 따라 저울추를 이동한다는 뜻이다. 저울대의 양 끝이 움직이지 않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저울 위쪽의 눈금을 읽어 물체의 무게를 확인한다. 이것이 정치 계략으로 활용될 때는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고 이해관계의 저울 눈금을 잘 헤아려 심사숙고한 다음 행동에 옮길 것을 요구한다.

 이 계략을 잘 활용하는 자는 기회를 잘 포착하여 알맞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틀림없이 승리한다. 이 계략을 소홀히 했다가는 처참한 실패를 맛보기 일쑤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왕조로 평가받는 진나라는 겨우 2대 때에 망했고, 세계의 절반을 정복했던 원나라는 그 전성기가 길지 못했다. 전국시대의 조괄(趙括)의 군대는 장평에서 패했고, 삼국시대 촉나라의 명장 마속(馬謖)은 가정(街亭)을 지키지 못했다. 이들이 실패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종이 위에서 병정놀이만 할 줄 알았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데 있다. 즉, 그들은 ‘현권이동’을 몰랐던 것이다.

 당나라 대종(代宗) 연간(762~779)에 이충신(李忠信)과 마수(馬燧) 등은 명을 받고 이영요(李靈曜) 정벌에 나섰다. 이충신은 첫 전투에서 패하여 군대의 절반가량을 잃고 말았다. 이충신은 패배 후 회서(淮西)로 가려 했으나 마수가 말렸다. 마수는 섣불리 싸우지 말고 굳게 지키며 틈을 엿보자고 했다. 이충신과 마수는 공동으로 이영요를 공격, 연전연승을 거두었다. 패배한 이영요의 군대는 변주(?州)로 퇴각했다. 이충신과 마수가 이끄는 군대는 성을 포위했고, 이충신은 밤을 택해 날랜 기병 수백을 이끌고 적진으로 돌진, 적진을 관통하면서 수십 명의 목을 베고 돌아왔다. 이렇게 되자 적군은 싸우지도 않고 흩어졌고, 이영요는 황망히 도주했다.

 ‘현권이동’의 정수는 형세를 제대로 가늠하여 기회를 포착, 움직이는 데 있다. 마수는 패배한 후 섣불리 나서 싸우지 않고 굳게 지켰다. 다름 아닌 ‘현권이동’이라는 계략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모택동은 「항일 유격 전쟁의 전략 문제」라는 글에서 전쟁의 주도권은 천재들만이 가지는 고유한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쟁취해야 한다고 했다. ‘현권이동’은 바로 주도권을 쟁취하는 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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