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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는 오랑캐로 무찌른다(以夷伐夷)
2018년 12월 04일(화) 18:23
이정랑
言論人(中國古典 硏究家)
 ‘후한서(後漢書‘ ’등훈전(鄧訓傳)‘의 기록을 통해 이와 관련된 고사를 알아보자. 86년(한 원화(元和 3년), 황제는 등훈(鄧訓)을 장액(張液-지금의 감숙성 장액 서북) 태수에 임명했다. 장화(章和) 2년인 88년 호강교위(護羌校尉) 장우(張紆)는 강족(羌族)의 미오(迷吾) 등을 유인하여 태워 죽임으로써 강족 부락으로부터 강한 원한을 샀다. 강족 부락은 보복을 위해 대대적인 준비를 했다. 조정에서는 등훈을 장우의 후임으로 보내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강족의 여러 부락들은 하나로 뭉쳤고, 약 4만 명을 동원하여 얼음이 어는 결빙기를 택해 황하를 건너 등훈을 공격하려고 했다. 이 지역에는 호족(胡族)의 소월씨(小月氏)라는 소수민족이 있었는데, 그들이 보유한 2~3천의 기병은 용감하고도 강력해서 강족과의 싸움에서 늘 적은 수로 승리를 거두곤 했다. 소월씨와 한나라와의 관계가 나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나라는 때로 소월씨를 이용하곤 했다.

 미오의 아들 미당(迷唐)과 강족의 다른 부락이 만여 명의 병사를 연합하여 국경 경계 지점에까지 이르렀으나 직접 등훈을 공격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소월씨의 병력이 증가되고 있어 미당은 선뜻 싸울 수가 없었다. 이때 등훈 진영에서 누군가가 강과 호를 서로 싸우게 하면 강족 정벌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바로 여기서 ‘이이벌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이벌이’는 송나라 때 왕완석(王安石)이 제기한 ‘이이제이(以夷制夷)’와 같은 뜻이다. 이 계략은 중국 역사상 통치자들에 의해 많이 활용되었다. 봉건사회에서 통치자들은 한민족 이외의 소수 민족을 오랑캐란 뜻의 ‘이족(夷族)’이라 불렀다. 소수 민족에 대한 통치는 역대 통치자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문제였는데, 말하자면 ‘이이벌이’는 그 중요한 통치 방식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이이벌이’는 ‘이’로 ‘이’를 공격하여 그 둘 모두에게 타격을 입히자는 것이다. 이 방법을 정치·군사 영역에까지 넓히면 ‘이적공적(以敵攻敵)’이라고 말할 수 있다. 561년, 북주(北周)의 장수 위효관(韋孝寬)은 북제(北齊)의 유능한 재상 곡율광(斛律光)을 제거하기 위해 고의로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북제에 곡율광과 원한 관계에 있던 대신 조정야(祖珽也)가 이것을 이용해 선동했다. 북제의 왕은 즉시 곡율광을 죽여 버렸다. 북주의 무제는 무척 기뻐하며 곧 군대를 정돈하여 577년 북제를 정벌하여 멸망시켰다. 위효관은 적을 제거하기 위해 유언비어의 술책으로 ‘이이벌이’의 목적을 이루었던 것이다.

 역대 통치자들이 어떻게 소수 민족을 통치했는가를 분석해보면, ‘이이벌이’는 결코 수준 높은 수단이 아니었다. 그것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활용되었다. 222년, 제갈량이 「유중대 隆中對」라는 글에서 제기한 “서로는 여러 융(戎)과 화친하고, 남으로는 이월(夷越)을 다독거린다.”는 방침이 그보다 한결 수준 높다고 하겠는데, 이 방침은 맹획(孟獲)에 대한 ‘칠종칠금(七縱七擒)‘을 통해 충분히 체현되었다. 청나라 강희(康熙)·건륭(乾隆) 황제는 소수 민족의 지배층을 포섭하기 위해 소수 민족의 신앙과 습속을 존중하면서 “묘당 하나를 세우고 정비하면서 10만 병사를 훈련시킨다.”는 방침을 추진했다. 이는 당시에 ’이이벌이‘의 계략보다 훨씬 확실하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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