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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할머니, 미쓰비시 상대 2차 소송 항소심도 ‘승소’

“청구권 시효 살아 있다”…피해자들에게 1억~1억5천만원씩 배상

2018년 12월 05일(수) 18:04
강제징용 항소심 승소 축하받는 김재림 할머니
5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법 앞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진 직후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또다시 승소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여자근로정신대에 동원돼 강제 노역한 피해자와 유가족은 1·2·3차로 나눠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번 소송은 2차로, 양금덕(90)씨 등 1차 소송 원고 5명은 앞서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광주고법 민사2부(최인규 부장판사)는 5일 강제 동원된 김재림(88)씨 등 원고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숨진 오길애(당시 14세)씨의 남동생 오철석(82)씨에게 1억5천만원, 김재림씨에게 1억2천만원, 양영수(87)·심선애(88)씨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배상 기준액을 사망자 1억5천만원, 부상 생존자 1억2천만원, 강제동원 생존자 1억원, 사망자 유족 2천만원씩으로 정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일본 기업들의 개인 상대 배상 책임 여부, 피해자들의 청구권 시효 소멸 여부 등이었다.

 재판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양국 간 피해 배상과 보상이 이뤄졌어도 개인 간의 청구권과 책임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2012년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청구권 소멸 시효가 완성돼 배상책임이 없다는 미쓰비시 측 주장에 대해서도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불법 행위를 알게 된 날로부터 10년내에 청구해야 한다”며 “시효 진행을 정지시킬 만한 법률상 장애 사유는 없었으나 권리 행사에 사실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신 강제동원 피해자 등의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확정하고 청구권 협정에 관한 해석을 명확하게 밝힘으로써 장애 사유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일청구권 협상과 일본 내 소송 진행, 민관 공동위원회 조사 등이 이어졌으며 2012년 대법원 판결은 원심을 파기 환송한 건이라 권리가 확정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시효를 놓고 논란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2012년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장애사유가 해소됐다고 보더라도 원고들은 권리 행사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인 3년 내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차 소송은 2014년 2월 제기됐다.

 3차 소송은 생존자인 김영옥(86)씨 등 2명이 2015년 5월 제기해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으며 오는 14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조선여자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소녀들을 강제 동원한 미쓰비시, 후지코시와 남성들을 강제징용한 신일본제철 등을 상대로 한 14건의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원고들은 아시아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4년 5월 “돈도 벌게 해주고 공부도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 나고야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 제작소에 가 월급 한 푼 못 받고 강제노역했다.

 김재림씨는 재판이 끝난 뒤 “이제 죽어도 원이 없다. 눈감고 죽을 수 있게 됐다. 정말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피해 당사자와 유족,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등은 재판 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7시에는 광주가톨릭대학교 대건문화관에서 시민 보고대회를 열어 미쓰비시 측의 상고 포기와 판결 즉각 이행, 우리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 및 재판거래 진실 규명 등을 촉구했다.
기자이름 /박은진 기자
이메일 pej269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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