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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서 이익을 누린다.(坐享其利)
2018년 12월 05일(수) 18:13
이정랑
言論人(中國古典 硏究家)
 ‘전국책’ ‘연책 燕策’을 보면, 조(趙)나라 혜왕(惠王)이 연나라를 공격하려 하자 소대(蘇代)가 혜왕을 말리면서, ‘도요새와 조개가 서로 양보하지 않고 싸우다가 결국은 어부에게 둘 다 붙잡히고 말았다’는 저 유명한 ‘어부지리(漁父之利)’의 고사를 들려주는 대목이 나온다.

 정치·군사 등과 같은 영역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자신의 병력이나 힘을 동원하지 않고 모순 관계를 이용하여 ‘앉아서 이익을 누리는’ ‘좌향기리’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의 모순을 파악하여 그 모순을 이용하거나 그들 간의 충돌을 부추긴 다음, 자신은‘어부지리’를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공(莊公) 10·14년조에 나오는 경우를 보자. 날로 강성해지고 있던 초나라는 자신의 기반을 더욱 확대하려 했다. 식후(息侯)와 채후(蔡侯)는 모두 진(陳)나라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어느 날 식후의 부인 식규(息규)가 채나라를 지나게 되었는데, 채후는 그녀를 손님으로 접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한 말로 희롱까지 했다. 이 일로 식후는 채후에게 깊은 증오심을 품게 되었다.

 식후는 초나라 왕에게 계략을 한 가지 제안했다.

 즉, 초나라로 하여금 거짓으로 식을 공격하게 하여 식이 채에 구원을 요청하여 채후를 유인한다는 것이었다. 채후는 용감하지만 꾀가 없어 반드시 구하러 올 것이고, 이때 초와 식이 함께 채를 공격하자고 했다. 초나라 문왕은 식후의 계획을 받아들였고, 과연 채후는 구원하러 왔다가 초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채의 군대는 식의 성으로 후퇴하려 했으나, 식후는 성을 걸어 잠그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초군은 오고갈 데 없는 채후를 포로로 잡았다. 채후는 그제야 식후의 계략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후 식과 채 두 나라 사이의 모순은 더욱 깊어졌다.

 초 문왕은 식과 채가 서로 완전히 등을 돌렸고, 이제는 채후가 식후를 구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왕은 곧 채후를 석방해 돌려보냈다. 채후는 초 문왕이 호색가임을 알고 떠나기에 앞서 초 문왕에게 식후의 부인인 식규가 절세미인이니 식을 쳐서 빼앗으라고 부추겼다. 이에 초 문왕은 식후를 납치하고 식을 멸망시킨 후 식규를 차지했다. 그리고 얼마 뒤 초나라는 채나라까지 집어삼켰다.

 초 문왕은 식과 채 사이의 모순을 아주 과감하고도 결단력 있게 이용했다. 식·채 두 나라가 연합해서 공생공사의 정신으로 서로를 헐뜯으며 싸우지 않았더라면 초나라에게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큰 나라의 힘을 빌려 상대를 제거하려고만 했다. ‘입술이 없어지면 이빨이 시리게 된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이치를 자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결과 둘 다 초나라에 이용당했고, 차례로 초나라에게 먹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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