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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트르담성당 화재, 남 일 아니다
2019년 04월 16일(화) 15:35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갑작스런 불운에 전 세계가 깊이 충격을 받았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8년 2월 국보 1호 숭례문에 큰 불이 났을 때도 그랬다. 서울 한복판에서 대한민국 영욕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봤을 문화유산이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을 때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신체 일부가 타는 듯한 괴로움을 겪어야 했다. 프랑스 국민에게 노트르담 대성당이 차지하는 의미도 한국인들이 숭례문에 대해 갖는 의미 못지않거나 어쩌면 그 이상일 것이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중세에서 근현대까지 프랑스 역사가 숨 쉬는 곳이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이 여기에서 거행됐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등 많은 예술작품이 이곳을 무대로 쓰여졌다.

유네스코는 프랑스 고딕 양식 절정기의 건축물로 하루 평균 3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인근 센강변을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성당 내부에는 ‘장미의 창’이라는 스테인드글라스와 대형 파이프오르간 등이 있고, ‘성 십자가’와 ‘거룩한 못’ 등 가톨릭 성물도 상당수 보관돼 있다. 건축에 사용된 나무도 가장 오래된 것은 1160년께 벌목됐다. 무려 860년이나 버텨온 목재 구조물들이 한순간 화재로 허망히 사라진 것이다.

화마가 세계문화유산을 삼켜버린 사례로는 작년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를 꼽을 수 있다. 1818년 지어져 200년 역사를 자랑한 이 박물관은 남미에서 가장 큰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2015년 1월 모스크바 사회과학학술정보연구소(INION) 도서관도 불에 탔다. 1918년 건립된 이 도서관은 16세기 희귀 슬라브어 기록뿐만 아니라 19∼20세기 희귀 도서, 국제연맹·UN·유네스코 문서를 관리하는 곳인데 당시 화재로 200만권 가량의 귀중한 책이 훼손됐다.

조선이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며 세운 도성 출입구인 숭례문의 화재는 70세 남성이 홧김에 저지른 어이없는 방화였다. 이보다 앞서 2005년 강원도 양양에서 일어난 산불은 낙산사에 옮겨붙어 대웅전, 보타전, 원통보전 등이 잿더미로 변했고 보물 제497호 ‘낙산사 동종’도 소실됐다. 최근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에도 그 지역 국가지정 문화재 27건 가운데 하나도 피해가 없었던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우리나라 문화재는 대부분 목재로 만들어져 특히 화재에 취약하다. 한순간의 화재로 소중한 문화유산이 사라진다. 낙산사와 숭례문 화재 이후 당국이 문화재 방재시스템을 강화한다고 했으나 여전히 화재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자이름 /김경석 기자
이메일 piu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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