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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칼럼] 어떤 경우에도 버스파업은 막아야


김 경 / 본사 회장

2019년 05월 14일(화) 17:05
15일로 예고된 전국 버스 파업을 하루 앞두고 대구와 인천 등 일부 지자체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 온다. 하지만 서울과 광주 등에서는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지역 버스노조가 광역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13일 사용자 측과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고, 인천에서도 14일 오후 극적인 타협이 이뤄졌다는 소식이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에 돌입할 태세였으나 인천시가 ‘재정 지원 확대’라는 카드를 들면서 인천 전체 시내버스의 78%에 이르는 1천861대의 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될 위기를 넘긴 것이다.

하지만 서울은 이날 오후 3시부터 2차 조정회의를 시작했으나 양측의 견해차만 거듭 확인한 채 밤까지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노조가 요구한 임금 5.98%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 및 증액을 두고 협상 중이다. 이러다간 서울·경기를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 노선버스 가운데 40% 가까이가 운행을 중단하는 ‘버스 대란’이 현실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가 뒤늦게 고육지책으로 지원안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미흡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 같다. 협상이 막판 국면인 만큼 버스 사업장 노사와 면허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 정부가 서로 자기들의 입장만 고집할 게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고 절충을 모색할 때다. 어느 쪽이든 시민의 발을 인질로 삼아 파국을 초래한다면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의 버스업계 지원 대책은 파업을 예고한 버스노조의 요구 해소와는 거리가 있다. 7월부터 종사자 300인 이상 버스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적용에 따른 인력 충원과 임금 감소분 보전이 노조에서 요구하는 핵심 내용이지만 정부의 대책은 광역버스 회차지·복합환승센터 설치 등 광역교통 관련 인프라 지원 확대에 치우쳐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에는 어렵다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500인 이상 사업장의 기존 근로자 임금지원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신규 채용 때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도 지원 대상과 액수가 턱없이 모자란다. 나중에 갈등이 불거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법 개정 이후 1년 가까이 손을 놓고 있다 내놓은 대책치고는 미봉책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가재정 지원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노선버스 업계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렇더라도 지방 교부금 배분권을 쥔 정부가 지자체와 버스업계의 중재자 역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근로자의 건강권과 행복권, 시민 안전권을 위해 ‘주52시간제’를 도입했다면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교하고 세심한 세부시행계획을 마련했어야 마땅하다.

버스 노조의 총파업 예정일이 임박했더라도 정부는 노사가 대치상황을 끝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버스가 멈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울러 만에 하나라도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지자체별로 비상수송대책을 준비하는 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전세버스 동원, 지하철 운행 조정, 택시 부제 해제 등 가능한 수단은 모두 동원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파업이 예고된 버스 사업장은 상당수가 준공영제 사업장이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인천·제주에서 준공영제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준공영제는 지자체가 버스 업체의 운송수입을 관리하면서 적자가 발생하면 비용을 메워주는 방식이다. 단순히 회사를 상대로 하는 노사협상이 아니라 노선 면허권과 요금 인가권을 가진 지자체 입장이 중요한 만큼 지자체 또한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임금 감소분 보전을 위해 어느정도 요금 인상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사들도 감소분을 모두 보전받으려면 안된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임금 보전과 인력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합리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선에서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길 바란다. 대중교통 서비스 수혜자인 시민들은 합리적인 인상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기자이름 전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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