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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은 축구 대표팀을 본받아야
2019년 06월 12일(수) 13:30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던 전반 39분, 이강인의 재치 있는 패스를 받은 최준이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에콰도르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역대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순간이다. 우리나라 남자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한 결승골이기도 하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여자축구는 지난 2010년 17세 이하(U-17) 대표팀이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올라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대한민국 체육사에 남을 역사적인 사건이며,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팬 입장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놀라운 건 한 경기 한 경기를 할수록 강해진다는 것이다. 예선 경기 때, TV로 실황중계 방송을 지켜 보면서 우리 선수들이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들은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생각하는 등 목표 의식이 아주 강한 팀이다.

태극전사들은 민생을 외면한 채 국회는 끝없는 공전을 계속하고, 경제는 주름살을 펴기 어려운 답답한 현실에서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위로를 줬다.

U-20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투혼은 온 국민의 새벽잠을 설치게 했다. 앞서 세네갈과 치른 8강전은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후반 종료 직전 세네갈에 3-3 동점 골을 허용하고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역전에 역전이 이어지면서 매 순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짜릿한 전율마저 느끼게 했다.

당시 하이라이트는 승부차기였다. 우리 팀 선수 2명이 잇따라 실축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극적으로 승리하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1983년 U-20 월드컵의 전신인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 대표팀이 4강에 오른 이후 36년 만에 다시 4강 신화를 달성한 것이다.

8강에 이르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포르투갈·아르헨티나 등 막강 군단이 속한 죽음의 조(F조)에서 조 2위를 차지했고 16강전에서 힘겹게 숙적 일본을 1-0으로 물리쳤다.

정 감독이 말했던 것처럼 ‘꾸역꾸역 가는 팀이지만, 쉽게 지지 않는 팀’이다. 집념과 투혼, 전략이 빚어낸 값진 승리였다. 매 경기 청소년 축구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기량을 선보이고 멋진 경기를 펼쳤다. 특히 성인 대표팀도 쉽게 보여주기 힘든 불굴의 투혼은 온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하나다’라는 원팀 정신이 승리의 견인차였다.

스포츠는 의외의 순간에서 온 국민을 하나로 묶고 희망과 꿈을 불어넣어 주는 긍정의 에너지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위로를 줬던 골프 여제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 대표적이다.

U-20 대표팀은 16일 새벽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벌인다. 이제 마지막 경기다. 내친김에 우승컵까지 거머쥠으로써 정치권에 배신당하고 경제 상황마저 우울한 시민들에게 더 큰 기쁨과 희망을 선사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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