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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칼럼]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

김경 / 본지 회장

2019년 06월 18일(화) 07:40
소신 있는 검사로 평가받아온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2년 임기의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윤 후보자는 국무회의 임명제청안 의결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쳐 임명된다.

그는 국정원 댓글수사 항명 파동으로 수사팀에서 배재되고,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면서 지역 고검을 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검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지검장을 거쳐 결국 수장인 검찰총장까지 오르게됐다.

윤석열 후보자는 지난 2년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청와대의 신뢰를 쌓아온 만큼 이미 차기 총장감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윤 후보자가 현 문무일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이니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 인사다. 윤 후보자가 총장에 취임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가 된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는 했지만, 서열문화가 강한 검찰 조직에서 5기수를 건너뛴 윤 지검장의 발탁으로 검찰조직은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게 됐다. 윤 지명자 본인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지명될 때 이미 5기수를 건너 뛴 전력이 있지만, 검찰총장과 검사장은 무게감과 파급력이 다르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윤석열 지검장이 총장으로 지명되면서, 선배 기수인 19기부터 동기인 23기까지 옷을 벗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 관행에 비춰볼 때 적지 않은 간부가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급 이상 검찰간부 절반 이상이 바뀌는 메머드급 인사태풍이다. 개혁이 시급한 검찰에 파격적인 총장이 발탁되면서 인적 쇄신을 포함한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열을 파괴하면서 윤석열 지검장을 발탁한 이유는 분명하다. 검찰 개혁작업을 마무리하라는 것이다. 결국 차기 검찰총장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철저한 검찰 개혁의 완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뿌리가 깊다. 권위주의와 독재 체제에서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한 부끄러운 과거는 차치하고라도 불과 10여년 사이에 벌어진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뇌물 수수 및 성 접대 의혹과 장자연 씨 사망을 둘러싼 부실 수사만 보더라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흐지부지 수사의 배후에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권력에 의한 외압이 있었다고 의혹을 산 끝에 재수사까지 벌였지만 핵심 의혹들을 규명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의문을 남겼다. 검찰 수사 관행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검찰은 그동안 수 차례 개혁 요구를 많이 받아 왔지만 ‘셀프 개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임 총장은 개혁 과정에서 불거질 내부 반발에 추진력과 조정 능력을 발휘하는 등 과감한 인적 쇄신과 제도 개선을 통해 환골탈태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윤 후보자에게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한 야권의 공격과 개혁 의지에 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자 검찰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 부당성을 항변하고, 일부 검사장까지 가세하는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임기 안에 검찰개혁을 마무리 짓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들은 그동안 많은 권한을 독점해온 검찰이 이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신임 총장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구태를 청산하고 정치적 중립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주권자인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타협하지 않고 소신 있게 정면 돌파하는 성품 탓에 원칙을 지키는 강골검사로 평가를 받는 윤 지명자가 지금껏 해오던 대로 의지와 원칙을 가지고 언제나 국민의 편에 서서 검찰개혁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기자이름 전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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