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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칼럼] 한반도 평화 기로 트럼프-시진핑 담판

김경 / 본사 회장

2019년 06월 25일(화) 08:52
지난주 평양방문을 마치고 북한 카드를 손에 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기의 담판을 벌인다.

시 주석의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은 미국에 맞서 다자주의를 호소하고 우군 결집을 도모하는 것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무역갈등 확산을 막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공헌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수세를 만회함과 동시에 남북미 주도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동승하려는 다목적 포석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실패 후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높인 데 이어 3천억 달러어치 제품에도 관세 인상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대표기업 화웨이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 또한 미국의 제재로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시진핑 주석 또한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 희토류 수출을 보복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미국의 파상적인 압력에 중국이 밀리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중 무역전쟁 휴전 선언을 통한 재협상을 끌어내면서 시간을 끌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큰 틀의 합의도 있을 거로 보지만 미중 양쪽 강경파의 움직임을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시진핑 주석이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앞두고 지난 20~21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점이다. 북핵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성과로 자랑하는 부분이라 재선을 위해선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 주석이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북핵 협상 테이블로 나올 의향이 있음을 확인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만큼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함으로써 북핵 협상 재개의 중재자 역할을 함과 동시에 이런 북한 카드를 미·중 무역 담판에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 후 별도의 공동 선언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북한 카드’라고 할만한 게 없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사실 시 주석은 홍콩 시위를 덮고 미·중 무역 전쟁에 카드로 쓰려고 깜짝 방북을 감행했는데 의전만 화려했을 뿐 내용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친서 외교를 통해 북핵 협상 재개를 논의하는 거로 알려져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별 의미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시 주석은 ‘북한 카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무역 전쟁에서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G20 정상회의 기간 한국, 러시아, 일본 등 6자 회담 당사국 정상들과도 개별 회동을 통해 남북미 주도의 비핵화 협상 체제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북미 주도로 이뤄지는 비핵화 협상이 재개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북한의 비핵화가 가속될 경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급속히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중국이 최근 6자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남북미 주도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중국도 정식으로 끼려고 하는 의지 표현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미국을 겨냥해 G20 회원국들의 단결을 촉구하고 북·중 우의를 강조하면서 지원 사격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시론에서 “북·중 우의는 현실적 이익뿐만 아니라 공동의 신념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서 “북·중은 초심을 잊지 말고 손을 잡고 나아가자”고 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새 전략 노선을 지지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진전을 추구하겠다는 중국의 굳은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 여정의 중요한 한 주, 남·북·미·중 간 비핵화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기자이름 전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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