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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에서] 교육부 종합감사, 사학비리 근절 계기 돼야

이문수 / 본지 편집인 겸 사장

2019년 06월 26일(수) 08:14
연세대와 고려대, 서강대, 경희대 등 주요 사학들이 사학의 자율성이라는 미명 아래 개교 이후 단 한 차례도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지 않았다. 그 결과 회계·채용·입시·학사 부정 등 각종 비리가 독버섯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지난 20일 교육부 감사관실를 대상으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면서 “교육부가 사학비리를 감사한다면서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로 비리 사학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교육부가 대학 감사를 법대로 집행하지 않고 본연의 업무를 방기했다”면서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의 배후에 이른바 ‘교피아’라고 하는 교육부와 사학의 유착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감사원이 철저히 감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또 “교육부가 2018년 이후로 총 30개 사립대학 감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모든 대학이 사립학교법을 어기고 교비회계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오직 1개 대학만 형사고발하고 나머지는 주의·경고 수준의 솜방망이 처분만 내렸다”고 지적했다.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 이사장, 사립학교 경영자, 대학교육기관의 장 등이 교비회계 관련 부정을 저지를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런 처벌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궁지에 몰린 교육부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교육부는 다음 달부터 시민감사관을 동원해 본격적인 사립대 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생 수가 6천명 이상이면서 개교 이후 한 번도 종합감사를 받은 적이 없는 16개 대학에 대해 2021년까지 차례로 감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학생 수, 재정 규모, 과거 비리 적발 여부 등을 고려해 감사 순서를 정할 예정이다. 감사 대상에는 고려대·연세대·서강대·경희대 등 주요 사립대가 포함돼 있다.

이번 감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처음으로 도입된 시민감사관 제도다. 시민감사관은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성 있는 직군과 교육 및 감사 분야에 실무경험이 있는 이들로 모두 15명을 선발했다. 상시 감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력을 늘린 것이지만, 외부 인력을 끌어들여 교육공무원과 사학 간의 유착관계를 끊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교육부는 시민감사관과 자체 감사 인력을 충원해 연간 종합감사 대상 학교를 기존 3곳에서 올해는 5곳, 내년부터는 10곳으로 늘리는 한편 중대 비리가 확인된 대학은 3~5년 주기로 중점 관리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반부패 차원에서 본격적인 사학 적폐청산에 시동을 건 것이다.

사립대 종합감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나온 사학비리의 근절책을 구체화한 조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사학법인의 횡령과 회계부정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교육부에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사학비리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박용진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나 감사원이 적발한 사학비리는 293개교에 총 1천367건이었고, 비위 금액은 2천624억여원에 달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번 자료의 경우 교육부가 각 대학으로부터 자진해서 받은 자료이기 때문에,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면 비위 실태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사립대가 연간 7조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감시의 눈초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학교 문을 연 후 한 번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시립대는 일반대 61곳, 전문대 50곳 등 111곳이나 된다. 전체 사립대 가운데 약 40%에 달하는 수치다.

사립대는 예산 대부분이 학생·학부모가 낸 등록금과 국비 지원이라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번 종합감사가 사학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물론 건전한 사학 육성을 위해선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사학은 공공성을 망각하고 사유재산이나 영리수단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건전한 사학은 자율성을 존중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반대로 부정 비리가 있는 사학은 엄단하고 악의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기자이름 /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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