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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칼럼] 아베의 도발 - 기해왜란의 시작


김경 / 본사 회장

2019년 08월 04일(일) 12:56
김 경 회장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00년 전인 1419년(기해년) 세종 즉위 1년, 조선은 일본이 찬탈한 대마도를 되찾기 위해 정벌군을 보낸다. 애초 대마도는 우리 땅이지만 척박하여 우리 백성들이 살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섬의 활성화를 위해 잠시 왜놈들이 거류하게 허락했던 곳이다. 그런데 그 은혜를 모르고 쥐같이 훔치는 버릇이며, 군민을 살해하고 수시로 난동을 부려 조선의 입장에서는 항상 골칫거리였다.

이에 조정에서 군사를 보냈던 것이고, 거친 파도와 궂은 날씨 탓에 한 차례 어려움이 있었으나 끝내 조선의 군사들은 대마도에 도착해 왜구와 도적들을 모두 토벌한다.

그리고 600년이 지난 2019년(기해년) 아베 내각은 또 다시 발광하고 있다. 이번에는 총칼이 아닌 경제를 무기로 일본이 먼저 전쟁을 걸어왔다. 기해왜란(己亥倭亂)이 발발한 것이다. 수십년간 협력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전면 대결을 벌이면서 치열한 격돌이 전개될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 주 금요일 우리의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를 통해 한국을 백색국가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고, 우리 정부도 반나절이 지난 뒤 발표한 대응책에서 일본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의 보복조치가 우려했던 대로 터지면서 두 나라 간 경제전쟁으로 비화한 것이다. 일본의 보복조치 시작 이후 한 달여 간 우리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일본 측에 대화를 촉구하고, 부당한 조치의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이를 끝내 거부함에 따라 우리도 상응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선전포고가 있던 날 곧바로 국무회의를 열어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레적으로 방송사 생중계가 허용된 이날 회의에서 “결코 바라지 않던 일이지만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이라고 밝혀 우리 측의 백색국가 제외조치를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일본의 조치로 우리 경제는 엄중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해졌으나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싸움에 임하는 결의를 다졌다. 아울러 “우리 경제를 의도적으로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준엄한 경고도 날렸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국내에서는 대응 방향과 수위를 놓고 논쟁이 많았다. 어느 쪽의 의견이든 우리의 미래를 위한 우국충정의 심정에서 나온 해법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는 강온 양면 전략으로 대응해왔다. 끝까지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일본과의 양자협의에서는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강조하고 미국 등 주요국에는 우리 입장을 전달하며 공조노력을 강화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효력을 나타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고, 양국간 대화는 상대측이 거부하면 소용없는 것들이다. 결국 현 단계까지 왔고, 이제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기업과 국민 모두 힘을 다해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내분이 있으면 전쟁에서 이기기 힘들다.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싸움이 끝난 뒤 따질 일이다.

비록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크긴 하지만 싸움은 덩치와 힘만으로 하는 게 절대 아니다. 특히 국가 간 경제전쟁이라면 덩치만 갖고 승부를 예측할 수는 없다. 전략을 잘 짜고, 전쟁에 임하는 이들이 힘을 모으면 큰 덩치도 가볍게 쓰러뜨릴 수 있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은 장기전이 될 수 있다. 과거 임진왜란이 그랬다. 1592년 시작된 전쟁은 정유재란까지 무려 7년동안 계속됐다. 엄청난 손실이 있었지만 끝내 우리는 일본에 굴하지 않았다. 아울러 전쟁을 일으킨 토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은 망했다. 과거 조선에서 우리 민족이 일본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승리했듯이 이번 전쟁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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