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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회는 병역거부자 대체입법 마련 서둘러야


전광선 / 본지 발행인 겸 대표이사

2019년 09월 19일(목) 09:24
1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병역거부 대체 입법’ 시한이 다가오면서 ‘병역판정 대혼란 사태’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9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 입법안과 여야 각 정당이제출한 대체 입법안 등 여러 방안을 놓고 전문가 토론회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들 입법안은 대체복무 기간에서 큰 차이를 보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대체복무 기간이나 복무방식, 내용 등이 천차만별이고, 정당별로 찬성하는 안도 제각각이어서 견해차만 확인했다.

국방부가 내놓은 안은 ‘36개월간 교정시설 합숙근무’가 골자다. 제도가 정착되면 1년 범위에서 근무기간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국방부는 “현역병(복무기간 단축기준 18∼22개월)과 공중보건의 등 다른 대체 복무자(34∼36개월)의 복무 기간과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 등을 고려해 36개월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인권단체는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8개월 수준으로 줄고 있는 육군 현역병 근무기간을 감안했을 때, 1.5배가 넘는 복무기간을 정하는 것은 사실상 징벌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복무기간을 2~3배로 늘리면 소수자 보호라는 민주사회 가치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에는 이런 의견을 수용해 현역병의 1.5배 수준인 27개월 복무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이 맡은 업무도 중증장애인이나 치매노인을 보살피는 것으로 한정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의 안은 오히려 정부안보다 복무기간이 더 길다. 야당에서는 대체 복무기간을 ‘40개월’(장제원 의원), ‘44개월’(김학용 의원), ‘60개월’(김진태 의원) 등으로 규정한 다수의 입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따른 여야 간 대립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국회가 또다시 ‘개점 휴업’에 접어든다면 자칫 ‘병역거부 대체 입법’ 논의 자체가 실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복무내용도 지뢰 제거 등 위험한 업무가 우선이다.

이처럼 대체복무를 보는 시각은 첨예하게 갈린다. 지나치게 길고 어려운 복무를 하게 하는 것은 대체복무의 취지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짧고 쉽게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병역의무를 기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반발도 비등하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병무청은 대체 입법이 연말까지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병역판정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컸던 이슈였고, 관련되는 이들뿐 아니라 국방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병역판정에 차질이 없도록 조속한 입법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병무청은 헌재 결정 이후 종교적 신앙 등에 의한 병역 거부자에 대해 과거 일률적으로 고발·기소했던 관례를 깨고 이들의 입영을 연말까지 연기해놓은 상태다. 병무청은 일단 관련 입증서류를 받아 입영을 연기해준 뒤 대체복무를 규정한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면 그때 가서 다시 심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병역거부 대체 입법’은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6월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 조항은 ‘병역의 종류’로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 등 5가지만 규정해놓고 있어 기타 대체복무는 불가능하다. 올해 7월말 기준 입영연기원을 제출한 병역거부자는 무려 498명에 이른다.

헌재는 이 조항의 효력을 바로 없애면 병무 당국이 모든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개정 시한을 올해 12월 31일로 정한 바 있다.

연말까지는 3개월 가량 남았지만 대체입법안이 마련되더라도 시행령 개정과 관련 심사위 구성, 대체 복무자를 위한 시설 마련 등의 후속조치 기간까지 감안하면 법률안은 늦어도 10월까지는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정치력을 발휘해 원활하게 대체 입법을 마련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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