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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2019년 09월 19일(목) 11:03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지난해 9월 북한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9·19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딱 1년이 지났다. 당시 한반도는 감동의 물결이 온 겨레에 넘쳤다.

문 대통령은 공동선언을 발표한 날 평양 ‘5·1 경기장’ 연설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다. 남한 대통령이 북한 주민을 상대로 직접 연설한 첫 장면으로 기록된 역사적 순간이었다. 남북관계가 분단체제를 뛰어넘어 평화 공존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그러나 평양선언 1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기대와 감동은 찾기 어렵고 남북관계는 또다시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평양선언은 한반도를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자는 게 골자다. 선언문에는 비핵화·군사·경제·이산가족·문화 체육 등 5개 분야에 걸친 남북 간 합의 사항이 담겼다. 작년 10월에는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열고 철도·도로, 산림, 보건의료, 체육 분야의 협력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평양선언 이행을 위한 분야별 일정도 마련했다.

이후 일부 분과의 회담이 계속됐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은 물론 및 철도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까지 개최됐지만, 작년 12월 체육 분과회담을 마지막으로 9개월간 남북의 공식 회담은 끊긴 상태다.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복구와 화상 상봉 등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은 개최조차 못 했다. 군사 합의는 부분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는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더구나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에 서명도 못하고 양 정상이 돌아선 이후 북한은 남북 대화와 협력은 안중에도 없는 듯 미국과 직접 협상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더 나아가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남한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트집 잡고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는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비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통미봉남’으로 회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북한은 남한과 담을 쌓는 한편으로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 남측을 위협할 재래식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10차례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를 했다.

다행스런 점은 남북미 정상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한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서 최근 북측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북한이 연말을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상태에서 늦어도 다음 달에는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북미 양측의 대화 국면에서 문 대통령도 촉진자 역할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북미가 엉킨 비핵화 협상의 실타래를 푸는 것과 맞물려 막혔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려는 것이다. 현 정부의 바람대로 한반도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남북관계도 개선되길 기대한다.
기자이름 /김경석 기자
이메일 piu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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