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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에서] 헬조선이라 빈정거리지 마라


이문수 / 본지 편집인 겸 사장

2019년 10월 03일(목) 13:04
“헬조선이라 빈정거리지 마라, 부모세대야말로 전부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오늘의 청년들에게 기성 세대의 성취와 ‘피와 땀’을 폄훼하지 말라는 한 대학 교수의 호소가 최근 다시 사이버 공간을 달구고 있다.

화제의 글은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가 지난 2017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라는 칼럼이다. 이 글이 무려 2년이나 지난 지금 다시 주목받는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양분되면서 진영 논리에 빠진 젊은이들이 무턱대고 기성세대를 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말부터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건네지던 이 칼럼은 이달 들어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게시판은 물론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시대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글은 다음과 같다.

헬조선이라 빈정거리지 말라. 부모 세대야 말로 전부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이 땅을 헬조선이라고 할 때, 이 땅에 살만한 정의가 이뤄 지지 않았다고 욕할 때, 한 번 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라.

초등학생 때부터 오뉴월 태양 아래 학교 갔다 오자 마자 책가방 팽개치고 밭으로 가서 김을 매고, 저녁이면 쇠먹이를 거두려 강가로 가고, 겨울이면 땔감을 마련하려 산으로 갔던 그런 분들을 쳐다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라. 초등학교를 졸업한 딸을 남의 집 식모로 보내면서 울었던 당신의 할머니를 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라.

한국에 일자리가 없어서 대학을 나오고도 독일의 광산 광부로 갔고, 간호사로 갔던 그래서 국제 미아가 되었던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런 이야기를 하라. 신혼 초에 아내와 어린 자식을 두고 지하 방 한 칸이라도 마련해 보려고 중동의 뙤약볕 건설 현장 인부로 갔던 당신의 삼촌들을 보고 그런 응석을 부려라. 월남전에 가서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를 했던 당신의 삼촌 세대를 생각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라.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지 않나? 앞 세대의 성취와 피땀을 그렇게 부정하고 폄하하고도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나?

사람들은 내가 미국가서 박사하고 KAIST 교수하니까 무척 금수저인 줄 아는가 보다. 하지만 나는 위에 적은 일들을 직접 체험했고, 보면서 자랐다.

나는 부모 모두 무학인 농부의 아들이고, 그것도 땅 한 평 없던 소작농의 아들로 자랐다. 중학교때까지 등잔과 호롱불로 공부했다. 나보다 영특했던 우리 누이는 중학교를 가지 못하고, 초등학교 졸업한 뒤 공장으로 취업해 갈 수 밖에 없었던 게, 지금까지도 우리 어머님의 지워지지 않는 한이다. 나는 대학 4년 내내 아르바이트로 내 생활비를 마련하며 다녔고, 때로는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기도 했다.

나는 돈 한 푼도 없이 결혼했고, 집없는 설움을 겪으며 신혼 초 치솟는 전세값 때문에 서울 변두리를 전전했다. 단돈 300만원을 갖고 가족과 함께 유학을 갔다. 배추 살 돈이 없어 김치를 담아먹지 못했고, 내 아내는 남의 애들을 돌봐주고, 딸은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녔다.

첫 직장에 들어가서는 공장 창고의 재고를 맞추느라 수시로 야근했고, 냉방이 되지 않아 팬티만 입고 창고 위를 기어다녔다. 어쩌다 회식 때 먹는 삼겹살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인줄 알고 살았다. 그렇게 살아 왔기에, 우리보다 잘사는 것으로 알았던 많은 나라들이 경제위기로 몰락하는 것을 보았기에, 그리고 선진국이 어떻게 해서 잘 사는지 알기에, 나는 당신들처럼 힐링해야 한다고 응석부리지 않는다.

제발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들을 더 이상 능멸하지 말라. 당신들이 우습게 아는 대한민국 기업들은 가발공장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부터 시작해서 오늘의 회사로 만들었다. 정부의 벤처 지원도 없던 시절이며, 금융지원도 없었다. 산학협력이나 전문가의 컨설팅 없이 자유수출공단에 진출한 일본 기업인들에게 접대하면서 배우고 일군 것들이다.

제발 응석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넓은 세상을 보라. 우리 사회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뜰하게 공부하고 나서 비난해도 늦지 않다. 월급이 적다고 불평하기 전에 누구 한번 월급 줘보고 그런 소리를 해라. 차라리 월급보다 더 가치있는 직원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여라.

당신들이 누리는 이 모든 것들, 스타벅스 커피, 스타크레프트 게임, 해외 베낭여행 그 어떤 것들도 당신들이 이룬 것은 없다. 우리 세대는 누리지 못했으나 당신들이 누리는 것을 보면서 행복하고 부러울 따름이다. 당신들의 앞세대는 그저 물려 받은 것 보다 몇십배 몇백배로 일구어 넘겨준 죄 뿐이다. 당신들은 지금 이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들어 지금 누리는 것에 보답하길 바란다.
기자이름 /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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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의견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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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ifisenta

10-0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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