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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리산 케이블카’설치 새로운 방향 모색할 때
2020년 05월 21일(목) 15:16
구례군이 4전5기로 추진하고 있는 지리산 케이블카사업이 또 제동이 걸렸다. 환경부가 지리산권 지역 갈등과 환경파괴를 이유로 케이블카 설치에 관해 4개 시·군(구례, 남원, 산청, 함양) 중 1개 노선으로 자율 조정 권고하도록 하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구례군은 지난 1990년부터 30년 동안 지리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환경부에 4번이나 허가신청서를 냈으나 모두 반려됐다. 하지만 김순호군수가 “2020년을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용역 결과와 3만5000명의 서명부를 제출하면서 지리산케이블카사업이 재점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구례군이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군비 416억원을 들여 산동 온천지구~지리산 종석대하단을 잇는 3.1㎞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사업에는 지리산권 3개 시·군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사실상 독자적 설치는 어려워 보인다.

가뜩이나 케이블카설치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리산에 산악열차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변수다. 이번 4.15총선에서 산청함양거창합천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승리한 김태호 당선인은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리산을 둘러싼 경남과 전남, 전북 등 3개 도를 잇는 철도를 설치해 친환경 전기 열차를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산악열차는 8년전부터 전북 남원시에서도 주장하고있는 사업이지만 아직 기술적 타당성조차 검증받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산악열차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케이블카설치사업은 더욱 오리무중 상태에 놓이게 됐다.

‘구례지리산케이블설치사업추진위’ 측은 15.5km의 지리산자연보호지구를 관통하는 도로 운행하는 연간 50만대이상의 차량 소음과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또 해마다 이 도로에서 동물 로드킬사고가 이어지고 급경사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위험이 상존하면서 오히려 지리산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케이블카 설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리산생명연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등 환경단체들의 강한 반대도 변함이 없다. 이들은 “구례군이 관광객 유치, 일자리 창출 등을 이유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궁색한 명분이다”며 군이 소모적 논란과 행정력 낭비를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이 거세다. 환경부가 무분별한 케이블카 설치를 막기 위해 여러 제약조건을 설정해 놓은 가이드라인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립공원 환경을 훼손하는 대규모 사업은 원칙적으로 어렵다. 지리산 케이블카는 시·군 4곳이 합의했을 때 검토하겠지만 단독 추진은 검토조차 할 수 없다”는 환경부의 강경한 입장이다.

지리산에 케이블카설치는 이제 사실상 환경부의 허가보다는 경쟁 지자체와의 합의여부가 관건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이 제공한 논평자료를 보면 지리산권 지방정부들이 집행한 케이블카 용역 예산만 구례군을 포함 모두 7건 1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례군과 경쟁하는 상대 지자체들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1990년 국토부에서 지리산온천관광단지조성 계획의 승인을 받은 이후 30여년 동안 케이블카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구례군도 이제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다. 진전없는 독자추진보다는 지리산권 3개 시도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는데 전남도와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숙원사업을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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