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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오찬회동’ 협치의 출발점 돼야
2020년 05월 28일(목) 15:13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사령탑은 28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제21대 국회 임기 개시일이 30일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대화의 장이 마련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만남으로 보여진다. 여야의 청와대 회동은 2018년 11월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 이후 1년 6개월 만으로 ‘코로나 협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큰 때문이다.

협치의 첫 시험대는 국회 원구성이다. 국회법에 따른 원 구성 시한은 오는 6월 8일이다. 지난 13∼20대 국회의 원 구성에 걸린 시간은 평균 41.4일이었다. 새 국회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경제과 민생 충격을 완화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협치에 의한 원구성을 통해 국민들에게 달라진 국회상을 보여줬으면 한다.

국회법보다 앞서는 것이 여야 합의인 것이 정치의 영역이고 정국을 원활하게 만드는 윤활유다. 그동안 공백은 청와대와 국회의 여야 수뇌부 간 공식적인 대화 채널이 확보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패스트트랙 정국과 이른바 ‘조국 정국’을 지나면서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데다 총선까지 겹치면서 대치국면이 장기간 계속돼 왔다.

총선 결과로 의회 권력이 양당체제로 재편되면서 정치상황도 크게 달라졌다. 총선을 통해 민심의 소재가 확인됐고, 그런 민의가 반영된 21대 국회가 곧 문을 열게 된다. 177석의 의석을 차지한 ‘거여’ 민주당과 크게 줄어든 미래통합당이 새로운 관계설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김태년·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회동에 크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코로나19발 팬더믹의 여파로 우리나라가 미증유의 경제난에 직면해 있어 초당적이고 총력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서 불필요한 공방 없이 깔끔하게 회동이 성사된 것도 모처럼 좋은 모양새다.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등 소수당이 이번엔 참석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현실적인 원내의 역학관계를 따진다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은 “이번 회동을 시작으로 협치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등이 가동됐다가 흐지부지됐던 전례를 교훈 삼아 지속가능한 상설 협치 창구까지 만들어지면 여.야관계가 한단계 성숙된 관계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것이 다.

여야관계가 좋을 때만 모이는 협의체 내지 기구가 아니라, 갈등과 반목이 있을 때도 이를 대승적 견지에서 녹여낼 수 있는 용광로 같은 기구 출범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이든, 분기 또는 6개월에 한 번이든 구체적인 정례화 일정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못 박아놓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내달 초에는 국회에 가서 개원 연설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협치의 정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개원 직전 청와대 회동이 의미 있는 시작을 가능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일하는 21대 국회’가 되려면 말이 아니라 여.야가 모두 새 정치의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각오와 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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