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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하는 국회의 출발은 ‘정상개원’이다
2020년 06월 04일(목) 15:22
여야의 힘겨루기가 또다시 제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법정 개원 시한이 코앞인데도 양보없는 싸움으로 지각 개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 등 3개 야당과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공동 제출하며 통합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5일 본회의 개의’를 의원총회에서 결의하며 국회법대로 하겠다는 강경자세다. 미래통합당이 불참해도 국회의장과 민주당 몫 부의장 1명만이라도 먼저 뽑겠다는 기세다. 준법 사항은 타협 대상이 아니라는 근거에서다.

그러나 통합당은 ‘관례’를 앞세워 상임위원장 배분에 관한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를 개의하는 것은 사실상 여당의 단독 개원에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통합당은민주당의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주장에 맞서 13대 국회 이래 관행이 된 의석수 비례 배분 원칙에 따라 11(민주) 대 7(통합)로 나누고 법사위원장 차지 관례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보 없는 여야의 대치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상견례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이대표는 법은 지키며 협의해야 한다고 한 반면 김 위원장은 과거 경험을 살려 정상적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 대표는 ‘법대로’를, 김 위원장은 ‘관례대로’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의 상반된 입장은 공수만 뒤바뀌었을 뿐 과거의 판박이다. 18대 때 과반 의석을 얻은 통합당 전신 한나라당은 개원에는 조건이 있을 수 없다면서 미국식 상임위원장 독식론을 흘리며 민주당 전신 통합민주당을 압박했었다. 원구성 협상에서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식의 ‘내로남불’ 자세로 일관하며 자기주장만 관철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적절한 양보와 주고받기가 필요하다. 개원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격렬한 대결을 초래하면 21대 국회도 초장부터 대립과 파국의 연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법사위원장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민주당은 야당의 법사위원장 차지를 잘못된 관행으로 보고 다수당인 자당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당이 차지할 경우 체계·자구 심사권을 오·남용하며 입법 완성을 방해하는 상원 같은 법사위 운용을 지속할 거로 우려하는 것이다.

반면 통합당은 압도적 과반 의석의 여당을 상대하는 야당 처지에서 법사위원장까지 내주면 입법 독주를 견제할 주요 수단을 잃게 되는 거로 보고 관행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당의 주장에는 다 일리가 있는 만큼 서로 양보하기가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대안과 접점을 찾아 국회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법정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인 오는 8일인 만큼 최선을 양보와 타협의 의회정신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5일 예정된 첫 본회의는 통합당까지 참여한 가운데 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남은 기간 상임위원장 협상 타결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1대 국회의 최대 화두는 ‘일하는 국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정상개원으로 구습과 결별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국회다. 당장 코로나 경제충격 완화를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여러 민생 입법 과제가 개원을 기다리고 있다.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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