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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도를 넘는 ‘감정의 정치’ 꼴불견 스럽다
2020년 07월 30일(목) 15:59
여야 간 도를 넘는 ‘감정의 정치’가 꼴불견이다. 제21대 국회는 과거 국회와 다를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해온 국민들에게 실망을 넘어 혐오의 수준이다.

대결 일변도의 여야 관계 속에 저급한 언어가 판치고, 시대착오적 냉전 문법이 횡행한다. 상대방을 자극하는 감정의 정치가 소모적 정쟁을 불러일으키며 정국 기상도를 흐리게 하는 것은 아예 판박이다. 국회 시계가 거꾸로 돌면서, 이성과 합리가 지배해도 모자랄 의사당 곳곳의 회의는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21대 내내 이런 모습을 지속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는 북한이 주적이냐라는 질문이 수차례 반복됐다. 질의자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였다. 그는 청문회에 앞서 박 후보자를 ‘북한과 내통하는 사람’인 것처럼 몰아세워 물의를 빚었다.

과거 정부에서 국무위원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4선 국회의원 출신에게 북한이 주적이냐, 아니냐를 묻고 북한과 내통했다고 공격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질문이지 의문스럽다. 박후보자를 인신공격해서 감정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자칫 청문회를 무산시키려는 어설픈 행동으로 보여진다.

통합당의 낡은 사고와 언어유희는 태영호 의원의 청문회 질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3일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이 후보자에게 사상전향을 했느냐며 공세를 폈다. 이 후보자를 주체사상 신봉자로 규정하고 사상전향 여부를 따지며 안 했다면 이제라도 하라는 투였다.

결국 학생운동 당시에도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고 이 후보자는 답변할 수밖에 없었지만, 과거 소름 돋는 권위주의 공안 통치 시대가 소환된 느낌이었다. 통일장관이 될 사람의 대북관과 신념체계 일반을 검증하겠다는 뜻을 인정한다 해도,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색깔론적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한 “소설 쓰시네” 발언도 마찬가지다. 질의한 의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뱉은 발언은 여야 감정 대립의 현주소를 그대로 말해준다. 추 장관 입장에서 야당 의원의 아들 관련 질의가 듣기 거북하고 부적절했다손 쳐도,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다. 민주당의 당대표까지 지낸 추 장관으로서는 다소 거북한 질문이라도 슬기롭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했다. 국민들이 듣기에도 민망한 발언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추 장관 발언을 둘러싸고 상임위가 정회하는 등 한때 파행했지만, 추 장관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일부 여당 의원은 질문한 의원을 외려 몰아세우기까지 했다. 이튿날인 28일까지 야당에선 “안하무인”, “국회 난동” 같은 비난이 뒤따랐다. 이런 말 폭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여야 협치를 꿈꾸는 건 어불성설이다.

4·15 총선이 만든 슈퍼 여당 대 소수 야당 구도는 앞으로도 격렬한 감정의 정치를 촉발할 공산이 크다. 그건 여당 주도의 수의 정치가 보여주고 있는 빠른 입법 속도와 야당의 반대 일방향 정치에 정비례할 가능성도 커 보이는 만큼, 품위 있는 의회정치를 위한 여야의 자제와 관용은 한층 절실하다. 말로만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행동은 오히려 퇴보하는 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다. 여야의 절제된 언어와 보다 성숙된 국회운영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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