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도민일보]김범남 기자= ‘키친’은 1987년 데뷔 이후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부상한 요시모토 바나나(본명은 요시모토 마호코)의 데뷔작이다 대표작이다.

이 책은 출간 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 터키, 그리스 등 전 세계 18개국에서 번역돼 바나나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다.

그녀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1980년대 후반부터 일본 독서시장의 인기를 양분하며 대중적으로도 ‘하루키 현상’에 버금가는 ‘바나나 현상’이란 유행어를 낳을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학은 기존 일본 순수문학이 기본 덕목으로 삼았던 엄숙주의를 반대하면서 출발한다.

그녀는 독자들에게 고전적 교양 따위는 애초부터 요구하지 않는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살아간다는 시대적이고 문화적인 동질감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라도 그녀의 세계에 쉽게 동참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 그녀의 소설에 빈번히 등장하는 대중적 소재는 그러한 시대적 동질감을 환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영화의 오버랩 효과를 상기시키는 서사 기법도 작가가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만화적 감각을 소설에 선보인 요시모토 바나나.

때문에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녀 문학의 혈통은 만화와의 쌍생아적 관계 속에 놓여 있다.

이런 특성들이 작품의 진정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거세다.

하지만 바나나만큼 현대인의 일상적인 감성을 섬세하게 짚어 낸 작가도 없을 것이다.

그녀는 무심코 지나쳐 가기 쉬운 삶의 작은 의미들을 아기자기하게 다룰 줄 아는 작가라는 평가다.

그녀의 이름도 독특하다. 열대 지방에서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해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내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 삶에 조금이라도 구원이 되어준다면 그것이 바로 가장 좋은 문학”이라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왔고 또 살아간다는 동질감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라도 쉽게 빠져들 수 매력이 있다.

196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그녀는 일본대학 예술학부 문예학과를 졸업했다.

도마뱀, 암리타, 티티새, 불륜과 남미,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