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도민일보]김범남 기자= 조합장은 조합원의 머슴이란 의미로 공복(公僕)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끔 주인을 부려먹고 속이는 머슴이 나타나 조합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화순군 동복농협 류모(56) 조합장이 그렇다. 그는 열악한 농협 가운데서도 가장 약자인 농촌의 노인 조합원들의 피같은 돈을 배임하고 속여 먹은 머슴이다.

이유는 류 조합장의 명예퇴직금 때문이다. 류 조합장은 최근 부당한 방법으로 명예퇴직금 2억원을 챙겨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로부터 구속영장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2년 동복농협 전무로 재직하면서 이사들을 속이고 농협중앙회 지침을 위반하면서까지 명예퇴직 규정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제정, 퇴직금 2억원을 받은 뒤 반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그가 조합돈인 명예퇴직금을 챙기기 꼼수도 대단하다.

조합장 보권선거 출마를 위해 퇴직한 지 20일여일만에 당선된 류 조합장은 막상 선거에 당선되고 보니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조합장이 되면 명예퇴직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농협중앙회의 지침 때문이다.

그가 생각한 묘수는 농협 임원에 선출될 경우 퇴직금을 반환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손보는 과정에서 조합장을 환수 제외대상자로 포함시키는 묘안이다. 결국 류 조합장은 이 같은 규정에 따라 2억원의 퇴직금을 반환하지 않고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조합장에 당선돼 승승장구 하던 류 조합장의 범행은 선거 과정에서 발목이 잡히기 시작했다.

상대방 후보가 경찰에 알리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농촌조합과 농민들은 저금리와 농산물 가격하락 등으로 신음하는 등 벼랑 끝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조합장은 먼저 나서 농민 조합원들을 위해 헌신봉사하고 경영능력을 높이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그런데 류 조합장에게 공복(公僕)의 자세는 있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오히려 조합원을 부려먹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은 아닌 지 더욱 반문하고 싶다.

그는 상식 있는 조합장이라면 모두 갖고 있는 도덕성과 배려 대신 특권의식과 욕심으로만 똘똘 뭉쳐있다는 비난을 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