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열 박사

[전남도민일보=사설] 지난번 박기영 교수 건을 보니 분명히 현 정권 내부에 진보 적폐 세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들은 대체로 ‘황빠’, ‘황우석’을 광적으로 지지한 진보 세력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가 박기영 교수 임명을 강행한 배경에는 분명 황빠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결국 이건 박기영 교수 한명의 문제가 아닌 문재인 정권 전반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문재인 정권 배후의 ‘최순실’이 ‘황빠’라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다.
‘황빠’의 탄생 배경을 알려면 과거 최강의 정치 포탈 사이트였던 <서프라이즈>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이 사이트는 주로 친노로 이루어진 민주 개혁 세력의 총본산지였다. 그 최강의 세력 <서프라이즈>(이하, 서프)가 폭망한 몇 가지 중대한 이유가 있다.

김대중의 대북 송금 문제로 진보 세력이 분열되고 민주당과 열린 우리당으로 급기야 갈라선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생각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나 결국 서프라이즈는 동프라이즈와 남프라이즈로 분열된다.
그럼에도 서프는 한동안 건재했다. 크게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워낙에 세력이 강해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 뒤 서프 창업을 주도한 서영석 씨 개인에 대한 커다른 반감이 일어나 다시 한번 타격을 입었는데 그럼에도 보수 세력에 대항하는 진보 세력들이 전략적으로 흩어지지 않고 여전히 서프에서 결집했다. 여전히 뛰어난 논객들이 탁월한 논지의 글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프는 그후 가장 큰 결정타를 맞게 된다. 바로 노무현 정부 시절의 황우석 사태다. 불행히도 서프의 운영진과 주요 필진들은 황빠를 자처하고 나서게 됐고, 거대한 황우석 지지 세력이 서프를 중심으로 결집하게 된 것이다.

이때 딴지일보도 황빠 노릇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당시 딴지는 거의 폐업 수준에 이르러 존재감은 없었다. 재미있게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딴지를 완전히 부활시켜 놓은셈이다.
심지어 유시민 님 마저 어느 정도는 황빠 노릇을 했다고 본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을 듯 하지만...

하지만 생물학을 비롯 관련 과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이 없이 황우석의 범죄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저역시 생물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라 황우석이 어떤 구라를 치고 사기질을 했는지 잘 안다. 그런데 일부 세력들은 의도적인 황우석 죽이기의 음모가 있고 미래의 줄기세포 시장을 먹으려는 미국이 개입되었다고 하면서 네티즌들을 계속 선동했고 이게 아주 잘 먹혀들어갔다. 이건 거의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에 버금가는 황당한 추리와 음모론에 근거한 선동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많은 서프앙들은(혹은 서팡, 서프의 글을 애독하는 사람을 칭함) 황우석의 실체를 알고 있었기에 서프에 큰 실망을 한 뒤 대거 떠나게 된다.
이 타격은 너무 커서 이때 꺽인 서프는 더 이상 재기를 하지 못하게 되었고 현재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지금은 전부 딴지로 다시 옮겨간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황우석을 믿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다. 너무나 명백한 조작의 증거들이 나왔는데도 말이다.

그들은 아무리 황우석의 타무니없는 주장에 대한 설명을 해도 무슨 이단에 빠진 사람들처럼 진실을 알아보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비판하는 사람들을 ‘나쁜 놈’ 취급하곤 했다. 진보 세력의 폐단이 바로 이런 상황일 것이다. 자신들의 확증 편향된 논리에 함몰되어 다른 말을 안듣는다는 것... 일단 상대방 말을 충분히 들어본 후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한데 말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대로 이런 황빠 세력은 광범위하게 소위 진보와 개혁 진영에 퍼져 있다. 놀랍게도 그들은 거의 다 생물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비-전문가들이다.

지난번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부 교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해서 과학계가 전부 들고 일어섰다. 박 교수는 황우석의 오른팔 노릇을 했던 황우석과는 사실상의 공범 관계였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이 문재인 정부의 요직에 임명되다니 있을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박기영 교수, 저알 너무 뻔뻔하다. 지난 11년간 아무런 사과가 없었고 오히려 계속 황우석을 변호하는 말을 해왔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 중책을 맡겠다니 용납이 안된다.

어떻게 그가 중책의 자리에 임명되었을까요? 의심되는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변에 황빠들이 포진해 있음이 자명해진다. 이 친구들은 아직도 황우석이 억울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박기영같은 사람이 중책을 맡으며 컴백할 수 있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정신차려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라 해서 다 옳은 것도 아니고 문재인 세력의 판단과 결정이 항상 정당한 것도 아니기에 더욱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는 부분이었다.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최근 야기되고 있는 원전 문제 역시 전문가들과 여론을 취합해서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한다. 저도 원론적으로는 원전 반대론자이나 인구밀도가 압도적 세계 최대인데다(거주 가능 지역을 기준) 전기 사용량은 엄청나고 다른 전기 생산 방법이 딱히 없는 한국 상황에 비추어 뭔가 신중한 대책이 요구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