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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교포 청년들 5·18 왜곡된 정보 접해”


국제사회에 참상 호소한 이종현씨 광주 방문
“광주항쟁 진실 알리기 위해 제도적 여건 필요”

2018년 05월 15일(화) 19:42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럽에 알려온 독일 교포 이종현(왼쪽), 윤운섭(오른쪽) 씨가 15일 광주 서구 치평동 5·18자유공원을 찾아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5·18을 인터넷으로 배우는 청년 교포들이 왜곡된 정보를 접하고 있는데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독일 교포 이종현(82) 씨는 15일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을 38년째 유럽에 알려온 활동이 청년세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1980년 당시 5·18 진실을 세계에 알리고자 행동에 나섰던 파독 광부·간호사 세대와 달리 후손들은 ‘북한군 개입설’ 등 왜곡된 정보를 인터넷으로 접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씨는 “5·18을 나쁘게 선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왜곡정보를 제도적으로 막지 못하면 해외 젊은이들은 광주항쟁 진실을 알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965년 파독 광부로 독일에 온 이씨는 1980년 5월 22일 방송뉴스를 통해 광주에서 계엄군이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 실존인물이자 ‘푸른 눈의 목격자’로 알려진 위르겐 힌츠페터가 전한 광주 참상은 교민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 유학생 등 교민 1천여명이 그해 5월 30일 베를린에서 전두환 신군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또 유럽 곳곳에서 성명을 발표하거나 선전지를 만들어 광주 참상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위상복 전남대 교수 등 당시 유학생들은 베를린 기독교학생회관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 평범한 광부이자 간호사로 살던 교민들은 5·18 이후 조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쳤다.

매해 오월민중제라는 이름으로 유럽 교민이 참여하는 5·18추모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오월민중제를 주도해온 이 씨는 한민족유럽연대에서 함께 활동하는 윤운섭(70·1971년 파독 광부) 씨와 올해는 5·18 역사현장인 광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5·18기념재단 초청으로 광주에 머물며 38주년 기념식 등 추모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날 광주에 여장을 풀고 이날은 옛 상무대 영창터인 광주 5·18자유공원 전시관을 둘러봤다. 전시관에서 자신들이 국제사회에 배포했던 선전지를 발견하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윤운섭 씨는 “저희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어려운 고국을 위해 소금물까지 아껴 먹으며 외화를 송금했다”며 “부모, 형제가 사는 고국 땅에서 일어난 참혹한 일을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에도 5·18 기념식에 참석하고자 조국을 찾았으나 밟지도 못하고 공항에서 강제 출국을 당하기도 했다. 정부는 당시 ‘대한민국의 이익과 공공의 안전’을 들어 입국을 금지한다며 이씨를 추방했다.

이 씨는 “그때 마음에 많은 상처를 받았고 가슴이 아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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