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와 맞서서 때로는 일반적인 대응과 반대로 상대방에게 순응하면서 상대방을 제지하거나 더욱 이상적인 결말을 이끌어내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진(秦)나라 왕이 성품이 강직한 신하 중기(中期)와 논쟁을 벌였으나 당해내지 못하고 말았다. 중기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러가자 진왕은 몹시 화를 냈다. 중기가 곤경에 처할 것 같은 험악한 상황에서 한 신하가 진왕에게 말했다.

　“중기는 아주 제멋대로인 사람입니다. 천만다행으로 대왕같이 너그럽고 현명한 군주를 만났기에 망정이지, 걸이나 주 임금 같은 폭군을 만났다면 벌써 저 세상에 있을 것입니다.”

　진왕은 이 말을 듣고 중기에게 벌을 내리지 않았다. [전국책]
　진시황이 한번은 정원을 확장하는 문제를 놓고 신하들과 상의했다. 진시황이 생각하고 있는 정원의 규모는 동으로는 함곡관(函谷關)에 이르고 서로는 옹(雍)?진창(陳倉)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당시 진나라 궁정에 우매(優梅)라는 이름을 가진 오늘날로 말하자면 블랙 코미디를 연기하는 광대(이들을 골계연원(滑稽演員)이라 불렀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골계열전을 남겼다)가 이이야기를 듣고는 이렇게 비꼬았다.

　“그것 잘됐군! 넓은 땅에다 각종 금수를 놓아기르다가 동방에서 적이 쳐들어오면 그 금수들을 풀어 적을 물게 하면 충분히 이 길수 있을 거야!”
　이 말을 들은 진시황은 그 계획을 중지했다. (사기 골계열전)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과격한 태도를 취하면 상대방은 그 일을 그만두게 된다. 한나라 무제는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준 유모에 대한 정이 남달랐다. 황제 자리에 오른 후 무제는 유모의 청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유모 집안의 권세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 심지어는 그 집안 노비까지도 세도를 마구 부리고 다녔다. 어찌나 설치고 다니는지 법을 집행하는 관리조차도 통제하지 못할 정도였다. 하는 수 없이 무제의 허가를 받아 유모 일가를 먼 지방으로 내쫓기로 했다. 떠나야할 날짜가 다가오자 유모는 입궁하여 무제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자 했다. 이에 앞서 그녀는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궁정의 광대 곽사인(郭舍人)을 만나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 하면서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곽사인은 하도 딱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가시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시오. 그런 다음에는 내가 나서서 알아서하지요.”

　유모는 곽사인의 말대로 무제와 작별을 하고 나오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이때 무제 곁에 서있던 곽사인이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이런, 고약한 늙은이 같으니! 빨리 안 가고 뭘 자구 돌아보는 거야! 폐하께서는 이미 성인이 다 되셨단 말이다. 아직도 늙은이 당신의 젖이나 빨던 어린애인 줄 아나! 왜 자꾸 돌아보고 그래?”

　이 말에 무제는 애틋한 마음이 솟구쳐 명령을 취소했다.
　진왕의 신하와 곽사인은 진왕과 무제의 마음에 따라 그 심정을 극단으로까지 치닫게 했다. 이 같은 ‘장착취착’의 계략은 상대방을 어떤 귀로에 서게 하는 수법으로, 상대를 통제하거나 설득하는 데 큰 효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