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좀처럼 위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정부가 각종 처방을 쏟아내고 있지만, 극심한 실업률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고용 부진이 지속한데다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취업자가 1만명대 증가에 그쳤다. 제조업 고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실업률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실업자는 50~60대에서 주로 늘면서 1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23만2천명으로 작년 1월보다 1만9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8월(3천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고 정부가 올해 제시한 목표치 15만명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제조업 등에서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7만9천명)과 농림어업(10만7천명) 분야는 늘었으나 제조업(-17만명)과 도매·소매업(-6만7천명) 분야에서 크게 줄었다.

작년 4월부터 줄고 있는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 폭이 전달(-12만7천명)보다 확대됐다. 전자장비·전기부품 장비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실업률 개선의 버팀목이던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만9천명이나 감소했다. 2016년 7월 이후 2년 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4만9천명 줄면서 전달(-2만6천명)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1만2천명 줄었다. 직업별로는 기능원, 기능종사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 등이 31만4천명 줄었다. 201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 감소다.

고용률은 59.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해 65.9%를 기록했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4천명 늘어난 122만4천명이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00년 123만2천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줄었지만 40대 이상에서 늘었다. 특히 50대 증가폭은 4만8천명, 60세 이상은 13만9천명에 달했다.

실업률 역시 4.5%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10년(5.0%) 이후 가장 높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도 13.0%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는 1.4%포인트 상승한 23.2%였다.

경제정책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더른 거시경제 지표가 아무리 좋더라도 고용이 줄고 실업자가 많아지면 소등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가슴에 새겨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