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의 안전 강화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지역민의 대의기관인 군의회 무관심 속에서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0일 오후 2시부터 영광군청 3층 대회의실에서 원자력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안)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 차원의 전문가 토론을 겸한 원전 인근 3개 지역(영광·고창·대전)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원전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 뿐만 아니라 강영구 부군수, 전남도 관계자들까지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 속에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30분 가량이나 진행됐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최근 한빛원전 3·4호기 격납건물 내부철판 부식 및 콘크리트 구멍 문제를 비롯해 정비 후 재가동 중에 갑자기 정지한 2호기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이번 공청회는 규제기관이 향후 원전 전반의 안전 문제를 강화하는 최종 대책 마련을 위해 마지막 순서였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단순 설명회 성격과 사전 절차가 미흡한 채 열리려던 기존 2차례의 행사를 강력 반대한 끝에 겨우 공청회를 이끌어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이날 공청회는 지역 출신 전문가와 패널들의 날선 지적과 대안 제시로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사고·고장 등으로 정지한 원전의 원인 조사에 주민 측 전문가 등의 참여 보장과 재가동할 경우 원전 소재 지자체의 동의를 얻는 법적 제도를 마련하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방사능 방재 및 훈련 등의 사무를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로 이관하되 원안위가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기술전문 규제기관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원안위 측은 “이번 종합대책은 전체적으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주민들의 의견은 세부추진 사안에 반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지자체 권한 강화는 법령과 제도의 개정도 중요하지만 원안위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인식은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원안위 한 관계자는 “공술인 자리에 군민대표로써 의원이 앉아 있어도 모자랄 판국인데 모두 불참이라니 어이가 없다”며 군의회 의원들의 회의 불참을 강하게 지적했다.

확인 결과, 영광군의회 의원 7명은 이날 임시회 회기중인데도 불구하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서울에서 가진 한 행사에 모두 참석하느라 공청회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원전 문제를 전담하는 한빛원전특별위원회 하 모 위원장과 간사인 최 모 의원까지 불참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최근 잦은 원전 문제로 무엇보다 안전강화 대책 마련이 중요한 시기인만큼 군민을 대변하는 의원들이 반드시 참석해서 군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줘야 했었다”며 “국회의원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군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외면한 군의원들은 각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영광=김 진 기자 jin7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