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등 4대강 자연성 회복 방안을 추진해온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전국의 16개 보(洑) 가운데 1천635억원을 투입해 건설한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반면 인근 승촌보는 상시개방이 합리적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죽산보 설치 전 죽산보 구간의 환경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보 해체 시 수질과 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 등으로 인한 편익이 보 해체 제반 비용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러한 방안을 제시했다. 보 해체는 가동보, 고정보, 부대시설 등 구조물을 모두 철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 의견을 모두 묵살하고 이른바 ‘불도저식’으로 밀어부친 토목공사다. 오죽하면 지난해까지 4차례나 감사원 감사를 받았겠는가. 무려 22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전국의 강을 ‘녹조라떼’로 만드는데 그쳤다. 죽산보만 하더라도 총 1천6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2009년 11월 첫 삽을 뜬 지 2년여 만인 2011년 10월 개방했지만 홍수 예방이나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순기능보다는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기획위가 해체를 권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산강 승촌보에 대해서는 보 상부 공도교의 차량 통행량 등을 감안해 해체의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양수장과 지하수 등 물 이용 대책 수립을 거쳐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획위가 제시한 처리방안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되고, 물관리위원회가 심의·의결하면 확정된다. 현재로선 기획위 제안이 거의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환경부 기획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벌써부터 부정적 의견이 나온다. 기획위의 지표 해석이나 구성원들에 대한 흠집내기도 여전하다. 4대강 사업의 원죄를 안고 있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근대화를 해체하는 것과 다름없고 오로지 목적은 보수 정권의 그림자 지우기”라고 몰아붙이며 정치쟁점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당권의 유력 주자가 아직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오락가락 말을 바꾸는 정당이니 무슨 말인들 못하랴.

이에 대해 기획위는 “보를 해체할 필요가 있는지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우선해 판단하고 그 이후 수질과 생태의 개선, 물 이용과 홍수 대비 효과의 변화, 지역의 선호와 인식 등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은 한국재정학회에서 해체 시 총비용과 편익을 비교 분석했다. 안전성은 한국재난안전연구원과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 수중초음파조사와 외관 조사, 수중영상촬영조사를 토대로 평가했다. 수질도 엄격한 지표를 바탕으로 했다. 독립된 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평가를 믿지 않는다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