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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명예훼손 첫 재판서 공소사실 전면부인


검찰 “5·18 당시 軍 헬기사격 객관적 증거 확보”
알츠하이머라더니 판사 질의에 또박또박 답변

2019년 03월 11일(월) 17:51
12·12 군사반란으로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가 11일 오후 5·18 민주화운동 관련 형사재판 출석을 마치고 광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이 ‘5·18 만행’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전씨의 차량을 에워싸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39년 만에 피고인(사자명예훼손혐의)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88)씨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전씨에 대한 공판은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전씨와 나란히 앉았다.

전씨는 재판장이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는 과정에서 “재판장님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했고, 헤드셋을 쓴 뒤, 다시 한번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았다.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인 인정신문에서도 헤드셋을 쓴 채 생년월일과 주거지 주소, 기준지 주소 등을 확인하는 질문에 모두 “네, 맞습니다”고 답변했다.

전씨 측은 법정에서 “과거 국가 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회고록을 쓴 것”이라며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된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국가기록원 자료와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관련 수사 및 공판 기록, 참고인 진술 등을 조사해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전씨가 회고록에 허위 내용을 적시해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5·18 당시 헬기 사격설, 특히 조비오 신부가 주장한 5월 21일 오후 2시쯤 광주 불로교 상공에서의 헬기 사격 여부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허위사실로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 변호사는 “5·18 당시 광주에서 기총소사는 없었으며 기총소사가 있었다고 해도 조 신부가 주장하는 시점에 헬기 사격이 없었다면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정 변호사는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은 본인의 기억과 국가 기관 기록, 검찰 수사 기록을 토대로 확인된 내용을 회고록에 기술했다”며 “고의성을 가지고 허위사실을 기록해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형사소송법 319조’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이 사건의 범죄지 관할을 광주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 뒤, 재판부에 재판 관할 이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인 이씨도 별도로 재판부에 편지를 전달했다.

전씨에 대한 재판은 1시간 15분 만인 오후 3시 45분께 끝났으며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8일 오후 2시에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한편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2018년 5월 3일 광주지검에 의해 불구속기소됐다.

이에 전씨 측은 서울에서 형사재판을 받겠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건강(알츠하이머) 상의 이유를 들며 재판을 보이콧했고, 또 다시 형사재판 관할이전 신청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등 7개월 가까이 출석을 거부하다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하자 뒤늦게 출석했다.


/윤규진 기자 jin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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