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추가 2019.03.22(금) 19:59
칼럼
기고
사설
기자수첩
독자마당
[김경 칼럼] 노동시장 체질 개선, 서둘러야 할 때다
2019년 03월 12일(화) 15:37
김경/본사 회장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 시대를 여는 데 성공했으나 고용 시장 상황은 개선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체감 경제와 밀접한 고용 시장에 여전히 먹구름만 가득하니 국민들은 경제성장을 체감하지 못한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고용탄성치’(고용 증가율/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는 0.136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가장 낮고, 실업율은 3.8%로 2001년(4.0%) 이후 가장 높았다.

제조업 부진에 5인 이상 중·대규모 사업체의 취업자 수도 13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5인 이상 종사 사업체의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2만명 감소한 1천681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05년 12월 이후 13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5인 이상 사업체 고용 악화 현상은 중소사업체(300인 미만)와 대형사업체(300인 이상)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다. 중소사업체의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만7천명 줄어든 1천434만4천명, 대형사업체 취업자 수는 3천명 감소한 246만9천명이었다.

이처럼 고용이 악화한 데는 제조업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무려 17만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교역 둔화 속에 제조업 업황이 불안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솔직히 한국 노동시장은 한 쪽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친노동정책은 쏟아졌으나 노동유연성은 없었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고용을 늘리는데 주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쉬운 채용’만큼 상황에 따라 ‘쉬운 해고’도 가능해야 전체적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데 출구격인 노동유연성이 없으니 기업들은 선뜻 채용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결국 일자리 참사로 이어지고 소득양극화를 심화시켰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기업에 대한 소통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초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갖고, 고위층의 기업 현장 방문도 잦아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노동시장 개혁을 꺼내들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변동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대신에 직장을 잃어도 종전소득의 7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최대 2년간 제공하고, 전직훈련 등 안정적인 구직활동을 지원해주자고 제의했다.

그는 또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앞으로 3년 내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여당 원내대표가 정치적 리스크를 잘 알면서도 이런 발언을 한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 개혁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인적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불필요한 인력을 줄일 수 없다 보니 신규 고용을 꺼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활력과 역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사회 전반에서 인재들이 적재적소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아 불균등 발전이 초래된다.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이 국가발전의 장애물이라는 지적은 이미 여러차례 있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8년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를 보면 140개 대상국 가운데 한국의 노사관계 협력은 124위였고, 정리해고 비용은 114위, 노동력 이동성은 75위였다.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심각한 임금격차 문제도 경직된 노동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강력한 대기업 노조가 생산성을 뛰어넘는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하청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노동시장 개혁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고에 따른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해야 한다. 물론 홍 원내대표가 제시한 실업급여의 대폭적인 확대는 재원 문제로 이어지기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도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점에서 선뜻 내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인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정부가 노동시장 개선을 위해 기업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단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겠지만 기업과 근로자가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정부도 지원할 것은 지원해서 대타협을 도출하길 바란다. 기업은 환경만 조성되면 언제든지 투자에 나서고 필요한 인력을 채용한다.
독자 의견 (0개)
이 름 비밀번호
제 목
내 용
최신순 조회순
칼럼 기고 사설
회사소개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청소년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전남도민일보 |등록번호 : 광주아 00271 |회장 : 김 경 | 발행인 : 전광선 | 편집인·사장 : 이문수 | 편집국장 : 제갈대종 | 개인정보처리방침
㉾61247 광주광역시 북구 금남로 75 (유동, 소석빌딩) 5층 기사제보 : 2580@jndomin.kr대표전화 : 062-227-0000
서울지사 : ㉾08380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동 191-7 에이스테크노 8차 1403호 대표전화 : 02-868-4190
[ 전남도민일보 ]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 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