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추가 2019.05.23(목) 16:34
칼럼
기고
사설
[편집국에서] 미국-중국 무역전쟁

제갈대종 / 편집국장

2019년 05월 13일(월) 14:29
지난 9,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양국 무역 전쟁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 전쟁은 두 나라 만의 전쟁으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경제, 특히 두 나라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강 건너 불 구경만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나아가 이번 양국의 마찰은 무역을 뛰어넘어 세계 패권을 쥐려는 전쟁으로 보는 시각이 높다.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원인을 보면 실무적 견해차이라기보다는 국가 주권과 위상을 둘러싼 기싸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외신들도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Bloomberg)는 13일(한국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현재 초강대국과 신흥 초강대국이 서로 상대를 평가하고 공존이 가능할 지를 결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에 비유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기존 패권국가와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이 결국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뜻하는 데, 원래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전쟁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역사가인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가 기존 강국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양국의 전쟁을 불러왔다고 기술했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도 투키디데스의 ‘펠레폰네소스 전쟁사’를 언급하면서 ‘패권국과 신흥 패권국은 지난 세기 영국과 독일, 미국과 일본처럼 상대에 대한 불안과 불신, 견제 때문에 반드시 전쟁으로 가는 경로에 들어선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기 몇 주 전부터 미국 군함이 중국의 반발 속에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를 항해했고,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입을 불허하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많은 이들은 강력한 경쟁국이 성장해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닥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상호 불신이 돌아올 수 없는 경지에 이르거나 미국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대치가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The New Times)는 ‘미국과 중국이 현재 글로벌 지배력과 위상 등을 놓고 싸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년간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이 수십년간 지속될지도 모를 경제전쟁 초기에 일어난 소규모 전투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점점 더 많은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기술이전 강요와 같은 관행을 비롯해 중국정부가 자국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두고 전방위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봉쇄하고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술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를 차단하며 지식재산권 침해를 단속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중국 관영 매체 신화사(新華社)는 지난 11일 논평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해소 과정에서 ‘대화하면서 싸우는 것’(fighting while talking)이 협상의 ‘뉴 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무역협상이 결렬된 주요 원인도 슈퍼파워로서 자국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미국의 의지와 대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중국의 자존심이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국의 교착상태가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에 대해 실무협상에서 풀릴 문제가 아닌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담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한 중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지금 상황에서는 두 정상의 직접 대화가 막다른 길목에서 탈출할 유일한 길”이라고 전했다.

어쨋든 한국으로서는 양국간 원만한 타결이 최선이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부와 재계는 물론 정치권도 하나로 힘을 합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독자 의견 (0개)
이 름 비밀번호
제 목
내 용
최신순 조회순
칼럼 기고 사설
회사소개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청소년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윤리강령
전남도민일보 |등록번호 : 광주아 00271 |회장 : 김 경 | 발행인 : 전광선 | 편집인·사장 : 이문수 | 편집국장 : 제갈대종 | 개인정보처리방침
㉾61247 광주광역시 북구 금남로 75 (유동, 소석빌딩) 5층 기사제보 : 2580@jndomin.kr대표전화 : 062-227-0000
서울지사 : ㉾08380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동 191-7 에이스테크노 8차 1403호 대표전화 : 02-868-4190
[ 전남도민일보 ]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 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