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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본
2019년 07월 29일(월) 13:29
우리나라에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는 일본이 다음 달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처리되면 아베 신조 총리의 서명을 거쳐 8월 하순께 시행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정령 개정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했지만 일찌감치 정부 방침을 ‘제외’로 정한 바 있어 의견수렴은 형식상 절차에 불과했다. 예상대로 접수의견 가운데 90% 이상이 한국에 백색 국가 혜택을 주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식품, 목재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에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새로운 조치를 적용받는 품목은 857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기업이 일본 제품을 수입하려면 서약서를 비롯한 추가서류를 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지는 데다 일본 정부는 자의적으로 수출을 불허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일 간 원활한 무역은 어려워진다.

우리 정부는 최근 이런 방침의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일본의 입장은 아직 수그러들 줄 모르는 형국이다. 이러한 사태까지 이른다면 우리의 주요 산업은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일본이 이 점을 노리고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일본이 새겨야 할 점은 대한민국의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경우 우리 제품을 수입해서 중간재, 혹은 최종재로 쓰는 전 세계 경제가 연쇄적으로 공급 차질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일본이 작은 부품의 공급을 중단해 우리 제조업에 충격을 주는 것처럼 우리가 제품을 제대로 못 만들어 세계에 공급하지 못하면 우리 제품을 쓰는 수많은 나라도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글로벌 시장경제에서 각 나라는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활발히 거래함으로써 국제적 분업체제를 형성해왔는데, 일본의 얼토당토않은 조치로 이 흐름이 깨지게 생긴 것이다.

아직은 직접 피해 당사자인 한국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형국이지만 사태가 진전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미국 정가도 지금까지는 한일 두 나라가 해결할 문제라며 직접 개입이나 중재를 꺼리는 모양새지만 우리 반도체를 쓰는 자국 기업들에 피해가 돌아갈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경제통상 주요 인사들과 전방위로 만나서 하는 얘기도 주로 이런 내용이다.

일본이 반도체 부품 제조기술을 이용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불만이 있다면 그것대로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경제 분야로 확전을 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신뢰 훼손을 자초하는 일이다. 이 문제로 세계 경제에 혼란을 준다면 앞으로 누가 일본을 자유무역 국가로 평가해줄 것인가. 한국뿐 아니라 일본의 주요 언론매체들까지 대화를 촉구하는 것에 귀 기울여야 한다.
기자이름 /김경석 기자
이메일 piu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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