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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일 공조와 미국의 역할
2019년 09월 01일(일) 13:05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등 한일 갈등을 대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가 이상하다.

최근 미국 정부와 당국자들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우려와 실망을 잇달아 표출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의 독도 방어훈련이 도움이 안 되고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발언까지 하자 한국 외교부가 주한 미국 대사를 불러 반복적인 실망과 우려의 메시지 발신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 먼저 한국을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규정한 뒤, 경제적으로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정부의 문제 제기 이후 미국 정부는 ‘한일 모두에 실망’이라는 발언으로 다소 바뀐 입장을 보였지만, 한일갈등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미국이 제3국 입장이긴 하지만 갈등의 내막을 모를 리 없을 터인데 한국에 집중해 우려와 실망을 표출한 것은 동맹국으로서 온당치 않은 태도이다.

한미 당국자들 간에는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사전에 통보받았는지를 놓고 말이 엇갈리기도 했다. 저간의 상황들로 인해 양국 간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한미동맹에 일부 균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아무리 동맹 관계라도 나라 사이에는 각기 자국의 이익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입장 차이가 늘 존재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나라든 미국이든 자국의 이익 앞에 최선을 다한다면서 동맹 관계여도 국익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가 역사적으로 미국과 맺고 있는 특별한 관계로 인해 예사롭지 않게 들릴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의 언급처럼 국제사회에 자국 이익 최우선 기조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맞춰 기존 외교의 틀과 관행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 시기이다. 미국에 대한 외교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동맹의 기조는 튼튼하게 유지하되 남북 관계와 국제정세 변화에 걸맞은 당당한 ’동맹 외교‘를 고민할 시점이다.

한일갈등 심화 국면에서 양국 국장급 협의가 있엇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우리가 지난 6월에 제안한 ‘1+1’(한일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징용 위자료 지급) 방안을 토대로 해법을 찾자고 촉구했지만,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한일청구권협정을 어겨 ‘국제법 위반’이니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외교당국 간 소통은 계속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핵심 사안에 대한 인식의 괴리가 워낙 커 갈등이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일 양국의 해결에 맡겨서는 안 되고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적극적인 중재든 관여든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주도국인 미국은 한일갈등 해소를 도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미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다만 미국은 한일갈등의 원인과 전개 과정에 대해 정확히,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나서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운듯한 섣부른 입장 표명으로 오해를 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자이름 전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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