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바로 사람과의 거리두기일 것이다. 누군가와 거리를 둔다는 것은 비교적 상대가 어렵거나 회피해야 할 상황일 때 발생하는 것이 일상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만남과 모임을 최소화 하고 있는 현 상황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아무리 SNS 등 디지털화 된 플랫폼으로 그 거리를 줄이고 있지만 우리가 직접 만나고 교감함으로써 얻어지는 감정, 감성, 느낌 등에 대한 결핍은 여전이 커져만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코로나블루’라는 우울증이 너무나 익숙해져 가고 있고 병원에서 ‘코로나블루’라는 새로운 병을 치료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의 교감에 대한 결핍은 다양한 방법으로 채워지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반려동물과의 교감이다.
‘반려동물’이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감정 등을 존중하며 사람의 장난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보는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기도 바빠지게 됐다. 때로는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며 자기중심적으로 변해가는 인간에게 받은 실망감과 상처를 반려 동물을 통해 치유해 가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경기도 한 농장에서 끔찍한 동물학대의 현장이 보도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허가도 받지 않고 분양을 목적으로 100여 마리의 반려견을 키워온 현장이 적발된 것이다. 분변과 오물이 쌓인 열악한 환경과 제대로 사료도 먹이지 않아 영양이 부족해 보이는 모습은 반려라는 말이 무색해 지는 것 같다.
지난해 버려지거나 잃어버린 반려동물의 숫자가 무려 13만 마리라고 한다. 이마저도 동물보호소에 의해 구조된 동물 수라고 감안했을 때 실제로 버려진 반려동물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20%는 결국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을 마감하는 과정 속에서 학대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현장이 발견되고 있다.
인간에게 많은 기쁨과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며 함께 했던 반려동물들이 버려지고 무관심 속에 생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학대라는 과정까지 겪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학대를 받아가며 생을 마감해 가는 모습 속에도 취재진의 카메라에 눈을 깜박이며 꼬리를 흔드는 모습이 비쳐졌을 때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물론 최근 1인 미디어 방송 등을 통해 정말 교감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의지해가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동행 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의 동반자는 마치 인간과 대화하듯이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있고 책임감 있게 돌봐 주고 있다. 가끔은 사고를 쳐서 당황하는 모습도 보여 주며 가끔은 반려동물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인간은 반려동물과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함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기심으로 데려오고 싫증나면 버릴 수 있는 소유의 의미가 아닌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동반자로서 서로 존중하고 책임감 있게 지켜줘야 할 존재로서 반려동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봤으면 한다.
/이은섭 농협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