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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짐(ballast)은 지고 있어야 행복하다
2021년 12월 14일(화) 12:23
바닥짐(ballast)이란 배가 항해하기 전에 배가 전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배 바닥에 채워 넣은 물이나 물건을 말한다. 먼바다를 떠나는 선박은 항해를 시작하기 전 배의 밑바닥에 물을 가득 채운다. 배의 전복을 막기 위해 채우는 바닥짐이다. 우리 인생 역시 마찬가지로 무겁게 느껴지는 바닥짐이 있어야 고난을 극복하고 무너지지 않는다.
인생에서 바닥짐이란 부모 형제를 도와야 하는 짐,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짐,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하는 짐, 직장에서 내가 해야 하는 짐 등 수많은 짐이 있다.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 짐을 지고 살면서 그에 대한 도움과 보람을 느끼며 산다.
유명한 맨발의 인도 전도자 '선다 싱(Sundar Singh)'이 히말라야 산길을 걷다가 동행자를 만나서 같이 가는 도중에 눈 위에 쓰러져 있는 노인을 발견했다. '선다 싱'이 제안을 했다. “여기에 있으면 이 사람은 죽으니, 함께 업고 갑시다.” 그 말에 동행자는 이렇게 대꾸했다. “안타깝지만 이 사람을 데려가면 우리도 살기 힘들어요.” 동행자는 그냥 가버렸다. '선다 싱'은 하는 수 없이 노인을 등에 업고 얼마쯤 가다 길에 죽은 사람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먼저 떠난 동행자였다.
'선다 싱'은 죽을힘을 다해 눈보라 속을 걷다 보니 등에서는 땀이 났다. 두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서 매서운 추위도 견뎌낼 수가 있었다. 결국 '선다 싱'과 노인은 무사히 살아남았고, 혼자 살겠다고 떠난 사람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 '人'은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댄 형상이다. 나와 등을 맞댄 사람을 내치면 나도 넘어진다는 것이 人의 이치이다. 그렇게 서로의 등을 기대고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사람의 삶이다. 히말라야의 동행자는 그것을 잊고 행동하다 자신의 생명마저 잃어버린 것이다.
훗날 어떤 이가 '선다 싱'에게 물었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가 언제입니까?” '선다 싱'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지고 가야 할 짐이 없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짐이 가벼워지기를 바라지만 그때가 위험하다는 것이 '선다 싱'의 일침이다.
TV에서 할머니 혼자서 손자를 키우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아들 내외가 이혼하고 손자를 맡기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이웃 사람들은 안쓰러운 모습에 혀를 찼다.
할머니는 주위 시선에 개의치 않고 아침부터 식당 일을 하며 '저 애가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사는가?'라는 마음으로 손자를 키웠다. 손자에게 할머니가 목발이었다면 할머니에게 손자는 삶을 지탱하는 바닥짐이었다. 나와 등을 맞댄 그 사람 덕분에 내가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가 삶의 항해를 지켜 주는 바닥짐이다.
날마다 출근해 일하던 사람이 퇴직해 일 짐을 내려놓고 편히 사는 사람과 퇴직 후에도 다른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퇴직 후에도 할 일의 짐을 지고 끊임없이 바쁘게 일하는 사람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지만, 할 일 없이 편히 사는 사람은 병원에 가는 것이 일과며 단명하게 죽는다. 짐을 지고 일하는 사람은 안전하지만, 짐을 내려놓고 편히 노는 사람은 안전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짐을 만들어지고 가는 삶이 돼야 한다.
요즈음 젊은 남•여 들이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기를 원한다는 데 이유야 있겠지만, 짐이 없이 사는 것은 불행을 초래하는 것이다. 결혼하면 부부가 서로 짐이 돼 안전하게 사는 것이 보람이며 자녀를 두어 양육의 짐을 지고 사는 것이 보람이며 행복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인간(人)으로 태어나서 서로 의지하는 짐을 지고 살아야 안전하며 보람을 갖게 된다.
이웃은 서로 의지하며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짐이다. 이웃이 없는 삶은 독불장군이며 불안하다. 이웃에는 물리적 이웃과 심적 이웃이 있는데 이웃은 직접 만남과 감접 만남으로 소통의 정이 있어야 가까워지며 서로가 돕는 짐을 생각하며 돕는 것을 만들어 실천하는 이웃의 삶이 돼야 한다.
내 인생의 일인 짐의 근심 걱정거리를 내 인생의 바닥짐으로 여기고 범사에 감사하고 항상 기뻐하며 현재의 내 인생을 즐기고 산다면 분명 내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정기연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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