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의 한국 프로야구
2019년 09월 10일(화) 09:53
종착역을 향해 가는 올해 KBO리그 흥행 성적이 10구단 체제 이후 최악의 낙제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까지 치러진 647경기에 입장한 총 관중은 657만6천996명으로 지난해(714만9천107명)보다 8% 감소한 수치다. 전체 일정의 약 90%를 소화한 가운데 800만 관중은 사실상 물 건너 간지 오래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이 목표로 내세웠던 878만명보다 무려 150만명 가까이 모자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서늘해진 가을 바람이 부는 이맘때 누렸던 효과마저 때아닌 가을 태풍으로 비껴 가면서 10구단 체제로 시작한 첫 해(2015년, 736만530명)보다 적은 숫자로 막을 내릴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프로야구에 ‘위기’라는 말이 나온 것은 지난해부터다. 2017년 840만 명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던 관중 수가 지난해 807만 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관중 수 감소의 이유로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등 인기 구단들이 나란히 하위권에 머문 것을 예로 들지만, 구단별로도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동반 추락했다.

예외적으로 NC구단의 관중이 늘었으나 관중석이 두 배로 늘어난 신축구장 효과일 뿐이다. 서울구단인 LG가 올해 88만1천368명으로 최다 관중을 기록 중이고, 팀 승률 6할4푼1리로 1위를 달리고 있는 SK가 87만6천408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양 팀 모두 100만 관중 돌파는 장담할 수 없다. 특히 LG와 두산(84만9천627명)은 각각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100만 관중 유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KBO리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7년 400만명, 2008년 500만명을 차례로 돌파했고 2011년 600만명, 2012년 700만명대로 올라섰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다시 600만명대로 주춤했으나 2015년 700만명대로 복귀한 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800만명 관중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 관중 상승세가 5년 만에 꺾이면서 4% 가량 줄었고, 올해는 700만명대로 주저앉을 모양새다.

팬들은 관중 감소 이유로 프로야구 수준 저하를 꼽는다. 메이저리그 시청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한국 야구와 비교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사실 올해 들어 선수들의 경기 수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KBO리그의 위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됐다. 승부 조작과 심판 스캔들을 비롯해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원정 도박파문, 음주 운전, 금지 약물 복용, SNS 파문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17년 안방에서 개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무기력한 모습으로 예선 탈락하며 야구 팬들의 공분을 산 뒤, 경기력 향상 문제가 핵심 과제로 거론됐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이 내놓은 방안은 없었다. 말로는 위기라고 했으나 충성도 높은 야구 팬들에게 의존하면서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이제라도 KBO와 구단들은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경기력 향상과 팬 서비스 강화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선수들도 ‘프로’라는 본분을 망각하지 말고 책임감을 가져야 우리 프로야구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다.
기자이름 /김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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