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헌 이후 최악 ‘지각 국회’ 성과로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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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개헌 이후 최악 ‘지각 국회’ 성과로 답해야

21대 국회가 임기 시작후 47일만인 16일 개원식을 가졌다. 1987년 개헌 이후 최악의 ‘지각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여야는 개원식에 앞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개원 전 여야는 상생과 협치, 일하는 국회를 목소리 높여 외쳤으나 결과는 미흡했다. 1987년 개헌 이후 국회의 가장 늦은 개원식이라는 것이 상징적 증거다. 지난 원 구성 협상 결렬이 가져온 야당의 보이콧과 사실상 여당만의 단독 국회는 진정한 토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했다. 늦었지만 여야 합의로 의회가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수북한 난제와 논쟁적 현안에서 보듯 접점찾기가 쉽지않다. 포스트 코로나 경제 쇼크와 고용난, 민생고 심화에 대처하는 것도 버거운데, 다른 여러 현안이 동시에 몰렸다. 여야가 일단 의사일정 재개에 합의하기는 했지만 원구성을 둘러싼 근본적 인식차를 극복하지 못한 데다 야당몫 국회부의장은 여전히 공석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간신히 국회 문은 열었지만 산적한 현안에 난기류가 예상된다. 집값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 대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입법, 일하는 국회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모든 의제가 갈등 뇌관이다. 여기에 파문이 확산하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까지 겹쳤으니 여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일정에 합의하며 여야 원내대표가 언급한 메시지도 팽팽한 대립을 예고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코로나 위기 극복과 국민의 삶을 챙기는 데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는 숙의민주주의로 합의하고 토론해서 결정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국민에 도움 되는 국회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한 대처에 관심을 두지만, 통합당은 합의 처리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수의 열세를 절감하는 통합당은 의사일정 합의문에 문구 하나를 추가하여 외견상 입법 견제력을 높였지만, 이것이 얼마나 위력적일지 두고 볼 일이다. 여당에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을 허용하면서도 11개 상임위의 복수 법안소위 위원장은 양당이 분점키로 하고 법안소위 내 안건은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여야가 이처럼 주고받기하는 모양새를 갖추어 모처럼 타협한 것은 진전이다. 모쪼록 이번 합의가 성과 내는 국회의 의미 있는 시작점이자 전환점이 되어 잃었던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복 b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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